[헤럴드생생뉴스]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 목격담을 담은 ‘만만한 날은 없다(No Easy Day)’가 당초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겨진 내달 4일 출간이 확정된 가운데 그 파장은 출간 이전의 논란 못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할 당시 그가 아주 위협적인 상태가 아니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펭귄그룹 소속 더턴 출판사는 내달 11일로 예정했던 이 책의 출간일을 내달 4일로 일주일 앞당겼다.

빈 라덴 제거의 주역인 미 해군특전단(SEAL)의 전직요원이 쓴 ‘만만한 날은 없다’는 최고 수준의 군사 기밀정보를 일반에 공개하는 행위가 국가안보를 해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출간 이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논란만큼 대중의 관심도 크다. 현재 예약 판매에서 아마존닷컴과 반스앤노블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는 것.

책은 출간을 앞두고 벌써부터 또다른 파장을 예상하고 있다. 빈 라덴을 사살할 당시의 정황이 저자를 통해 구체적으로 묘사됐기 때문이다.빈 라덴을 생포하지 못하고 사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그가 무장을 시도하는 등 위협적인 상황이었다는 이전 정부 당국의 설명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진행된 해당 작전 수행 뒤 퇴역한 맷 비소넷(필명 마크 오언)은 책에서 SEAL 대원들이 빈 라덴 은신처를 찾았을 당시를 회고했다.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 꼭대기 층의 침실에서 밖을 내다보는 라덴은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

비소넷은 캄캄한 계단을 올라갈 때 척후병 바로 뒤에 있었으며 위에서 다섯 계단도 안 되는 곳에서 소음기를 단 총소리를 들었다고고 했다. 비소넷의 앞에 있던 척후병은 복도 오른편 문으로 내다보는 남성을 발견했다.

빈 라덴은 그 때 침실로 뒷걸음질했고 SEAL이 뒤따랐으며 이 테러리스트가 머리 오른쪽에 구멍이 보일 정도의 총상을 입은 채 피를 흥건하게 흘리며 바닥에 고꾸라져 있었다. 당시 그의 옆에서 두 명의 여성이 울부짖는 것을 발견했다고 비소넷은 진술했다.

비소넷은 척후병이 두 여성을 끌어내 코너로 밀어붙였고 다른 대원들이 총의 레이저 빔을 여전히 뒤척이는 빈 라덴에게 맞춘 뒤 더는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수차례 더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에 있는 빈 라덴 은신처를 급습한 뒤 미국 정부 당국은 빈 라덴이 무기를 잡으려 침실로 되돌아갔다고 추정해 빈 라덴을 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저자는 SEAL이 나중에 출입구에 있는 무기 두 정을 찾아냈지만 손댄 흔적은 없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토미 비터 백악관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날 밤 오사마 빈 라덴에게 심판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 작전을 수행한 병사들에게 감사한다”며 “우리나라를 위해 복무하는 이들의 전문성과 애국심, 용기를 보여준 사례”라고 밝혔을 뿐이다.

결국 오사마 빈 라덴 은신처 급습 작전의 의도가 생포였던 것인지, 단순 사살이었던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이 책을 계기로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다.

저자는 책을 통해 습격 작전 이전에 백악관이나 국방부 소속 법률가들이 이번 작전은 암살 임무가 아니라면서 빈 라덴이 맨몸으로 손을 들고 있었거나 위협이 되지 않는 상태라면 그를 억류하라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폭로도 있었다.

미국 당국은 빈 라덴의 시신을 바다에 수장되기 전에 품위를 갖춰 다뤘다고 강조했으나 비소넷은 은닉처를 빠져나오는 헬기에서 ‘월트’(가명)라는 동료 대원이 연료를 보충하러 비행하는 동안 시신의 가슴팍에 앉아 있었다고 밝혔다. 꽉 찬 헬기에서 병사들이 자리나 공간이 없어 심지어 동료 병사 시신의 위에 앉는 게 종종 있는 일이라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비소넷은 또 SEAL 대원 중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자는 없었으며 오바마 행정부가 사살 명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리라는 것을 알았고, 한 대원은 그들이 재선 가도에 도움을 주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만만한 날은 없다’의 출간을 앞두고 미 당국은 국방부의 공식 검토 과정을 거치지 않아 비밀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초록을 검토한 뒤 저자에게 법적 조처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비소넷은 28일 NYT에 보낸 성명에서 “국가안보를 해칠 만한 어떠한 민감한 정보도 누설하지 않고 동료들도 보호한다는 나름의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서 쓴 글”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만만한 날은 없다’의 저자는 당초 `마크 오언’이라는 필명만 알려졌으나 폭스뉴스는 전ㆍ현직 미군들을 인용해 그가 SEAL 6팀 출신으로 지난해 퇴역한 맷 비소넷(36)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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