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천안함 침몰 당시 수색 작업에 동원됐다가 실종ㆍ사망한 금양호 선원의 유족들에게 추가로 의사자 보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이미 희생자에게 지급된 국민성금이 사실상 보상금의 역할을 한다는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부장 조윤신)는 금양호 선원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의사자 보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9일 밝혔다.

금양호 선원들은 2010년 천안함 침몰 당시 천안함 실종자 및 잔해물 수색 작업에 참여한 뒤 돌아가던 중, 배가 캄보디아 화물선과 부딪쳐 침몰하는 바람에 9명 전원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유족들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모금한 천안함 국민성금에서 희생자 1인당 2억5000만원 씩을 지급받는 등 국가와 각계 기관의 도움을 받았지만, 희생자들이 의사자로 인정될 수 없어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8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의사상자법(의사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희생자들이 의사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 의사상자심의원회는 개정된 법률에 따라 금양호 희생자들을 의사자로 인정하고 의료급여 등 혜택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미 지급받은 국민성금을 감안해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자 유족들은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는 개정된 ‘의사상자법’이 쟁점에 올랐다. 해당 법률은 의사상자 및 유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되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보상금을 지급받은 때’나 ‘의사상자에 준하는 예우 및 보상을 받은 때’에는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족 측은 “국가나 지자체가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사상자법 개정 당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성금을 배분받은 때에는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하려다가 보다 일반화하여 규정하자는 논의가 있었다”며 “국가나 지자체 이외의 기관에서 보상금을 받은 경우도 ‘의사상자에 준하는 보상을 받은 때’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금양호 희생자들에게 장제비 및 국민성금 등이 지원된 점을 고려하면 유족들은 이미 ‘의사자에 준하는 예우 및 보상’을 받은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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