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장 대비 3.79% 오른 230.58달러 마감

전날 15.4% 폭락하며 최악의 하루 보내기도

실적 악화와 머스크 정치행보에 대한 불만 여전

美 언론 “테슬라 홍보, 대통령 후원자 특혜로 비칠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2025년 3월 11일 화요일 워싱턴에서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있는 테슬라 차량에 앉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2025년 3월 11일 화요일 워싱턴에서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있는 테슬라 차량에 앉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전날 15.4%까지 폭락했던 테슬라 주가가 트럼프의 공개지지에 11일(현지시간) 모처럼 반등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장 대비 3.79% 오른 230.58달러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직접 테슬라 차를 시승하고 구매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강한 지지를 재확인하자 주가는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에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일론 머스크는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급진 좌파 광신도들은 늘 그렇듯이,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이자 일론의 ‘아기’인 테슬라를 불법적으로, 공모해 보이콧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진정으로 위대한 미국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신뢰와 지지의 표시로 내일 아침에 새 테슬라 차를 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 운전석에 앉아 차가 “아름답다”고 거듭 칭찬했다.

이에 화답하듯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난 뒤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의 훌륭한 정책에 힘입어 테슬라가 향후 2년 안에 미국 내 차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테슬라 차 시승·구매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활동하며 테슬라 경영자로서는 위기에 몰린 머스크를 지원하려는 행보로 풀이됐다.

지난달부터 미국에서는 머스크의 정치적인 행보에 반대하는 시위와 테슬라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으며, 테슬라 차량과 매장, 충전소 등을 겨냥한 방화·총격 등 과격한 공격도 연일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런 기류가 테슬라의 차량 판매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월가의 보고서까지 나오면서 전날 테슬라 주가는 15.4%나 폭락했다. 약 4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으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머스크는 전날 폭스 비즈니스 방송 인터뷰에서 ‘(DOGE 일을 하느라) 다른 일들을 포기하고 있지 않으냐, 다른 사업들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단한 어려움이 있다”(With great difficulty)고 답한 뒤 한숨을 크게 내쉬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호소하자 테슬라 주가가 이내 반등한 것이다.

하지만 AP통신과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노골적인 테슬라 홍보가 대통령 후원자에 대한 특혜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백악관이 약 8만달러(약 1억1600만원)짜리 테슬라 차 구매에 드는 비용 처리를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이 사익과 공익의 구분을 얼마나 흐릿하게 하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짚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 다섯 가지 다른 테슬라 모델을 전시해 놓고 백악관을 “테슬라를 위한 임시 전시장”(makeshift showroom for Tesla)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비영리단체인 책임과윤리 시민연합의 조던 리보위츠는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이용해 정부에 있는 억만장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al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