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비디비치 인수로 뷰티사업 진출 후 고속 성장
팬데믹 제외하고 매년 성장…뷰티사업 매출 비중 31.7%
자사브랜드 견조…스위스퍼펙션·어뮤즈 M&A 효과 ‘톡톡’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옥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3/news-p.v1.20250205.ac57020c1a7b46568526a96b7e2762a8_P1.png)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뷰티 사업에 나선 지 12년 만에 처음으로 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자사브랜드 성장이 본격화하고 니치향수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3일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업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메틱 부문 매출은 4149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2012년 국내 최초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뷰티 사업을 시작한 후 처음 4000억원 고지를 달성했다. 뷰티 사업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31.7%에 달했다.
자사 브랜드가 실적을 견인했다. 비디비치, 연작, 뽀아레, 스위스퍼펙션 등 7개 자사브랜드의 매출은 전년 대비 33% 이상 성장했다. 니치향수 딥티크, 산타마리아노벨라, 메모파리, 엑스니힐로 등과 아워글래스, 로라메르시에 등 수입 메이크업 브랜드도 좋은 성과를 냈다.
뷰티 매출 19억원에서 4100억원으로 ‘성장 드라마’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패션 대기업 중 선제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비디비치는 국내 색조 브랜드로는 거의 유일하게 백화점에 입점한 프리미엄 브랜드였지만, 경영 노하우 부족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인수 첫 해 매출액은 19억원에 불과했고, 인수 후 5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지속한 결과,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2019년에는 단일 브랜드 매출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30% 가까이 성장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부터는 일본 진출을 본격화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4년 화장품 멀티숍 ‘라 페르바’를 론칭하고,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유통권을 확보하며 수입 브랜드로 뷰티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2015년 산타마리아노벨라, 2017년 딥티크, 2018년 아워글래스의 유통권을 잇달아 따냈다. 그 결과, 뷰티 사업 6년 만인 2017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있던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었다.
흑자 전환 이후부터는 자사 브랜드 육성에 팔을 걷었다. 2018년 고기능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을 시작으로 로이비, 뽀아레, 저스트 애즈 아이엠(아이엠샴푸)을 출시했다. 연작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다. 지난해는 40% 이상 매출이 늘며 새 성장동력으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중국과 일본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패션 디자이너 폴 뽀아레의 상표권을 인수해 출시한 초고가 뷰티 브랜드 뽀아레 역시 매년 두 자릿수 성장 중이다. 올해부터는 미국, 유럽 진출을 본격화한다. 보다 대중적인 브랜드인 로이비와 아이엠샴푸는 유통채널을 올리브영으로 확장하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가고 있다.
M&A로 라인업 확장…초고가 럭셔리부터 영뷰티 비건 브랜드까지
공격적인 M&A(인수·합병)도 성장을 견인했다. 팬데믹으로 시장이 위축된 2020년 7월 스위스의 초고가 스킨케어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를 인수한 첫 사례였다.
스위스퍼펙션은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일본 최고급 호텔 스파 입점을 통한 B2B(기업간거래) 사업 확장을 위해 도쿄에서 컨벤션을 진행했다. 이세탄백화점 신주쿠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며 일본 초고가 뷰티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작년에는 영뷰티 비건 브랜드 어뮤즈(AMUSE)를 인수하며 럭셔리·프리미엄 위주였던 코스메틱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풀 라인업’으로 확대했다. 어뮤즈가 글로벌 인지도, 젊은 고객층, 대중성이라는 삼박자를 모두 갖춘 브랜드라는 점, 화장품 최대 시장인 북미와 일본에서 10~20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어뮤즈는 일본, 북미, 동남아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특히 K-뷰티에 열광하는 일본에서는 더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성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어뮤즈를 2028년까지 매출 2000억원 규모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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