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채권 신고 마무리, 채권자 총 454곳 집계
확정 채권 규모·조사보고서 결과 관심
![대구 홈플러스 1호점, 현재는 폐점 후 부동산 개발도 중단 상태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5/news-p.v1.20250425.02c876e202a7419683445722ba832479_P1.jpg)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홈플러스가 법정관리를 받은 지 3개월을 향해가고 있다. 채권 신고가 마무리된 가운데 대한민국도 채권자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26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홈플러스 채권자는 총 454곳이다. 최대 채권자는 메리츠증권·화재·캐피탈로 홈플러스로부터 총 1조2000억원의 원금을 회수해야 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5월 채무 상환 목적으로 메리츠금융그룹에서 자금을 빌렸다. 만기는 3년이며 금리는 10% 이상이다. 금융채권자 외에도 상거래채권을 보유한 기업도 적지 않다. 개인 채권자 중에는 일찌감치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채권자 명단에 ‘대한민국’이 포함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가도 홈플러스로부터 받을 돈이 있다는 뜻이다. 회생 절차를 밟는 기업의 채권자로 정부 산하 공단이 등장하는 사례는 있어도 국가는 드물다는 평가다.
대한민국은 홈플러스에 구상금을 청구했으나 일부 징수하지 못한 상태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한 구상금으로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2011년 수면 위로 떠오른 가습기살균제 사건 당사자 중 한 곳이다. 당시 대형마트 상당수는 옥시레킷벤키저의 가습기살균제를 본 따 만든 제품을 판매했다. 홈플러스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자체 브랜드(PB) 제품 ‘가습기청정제’를 팔았다. 그러나 해당 제품에 독성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포함돼 문제가 됐다. PHMG는 호흡기 손상을 유발해 수많은 소비자가 병원 치료를 받았고 일부는 사망에 이르렀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홈플러스 지배주주가 MBK파트너스로 바뀌기 이전의 일이다. MBK는 2015년에 영국 테스코(TESCO)로부터 홈플러스 경영권을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홈플러스는 당초 삼성그룹에서 태동했다. 1997년 삼성물산이 대구에 홈플러스 1호 매장을 열고 1999년 테스코와 손잡았다. 삼성은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이 공론화되기 직전인 2011년에 홈플러스 경영권 지분을 정리했다.
24일 홈플러스의 채권 신고가 마무리된 만큼 내달 8일까지 채권조사가 이뤄진다. 이날 김광일 MBK 부회장이자 홈플러스 공동대표 역시 관리인 월말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채권조사 이후 이해관계자 이의가 없으면 회생채권 등 권리가 확정된다. 홈플러스의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 등을 알 수 있는 조사보고서는 내달 22일까지 완성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4일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과도한 차입금과 함께 유통업 경쟁력 자체가 저하되면서 재무 위험에 빠졌다. 소비자 필수 생활공간에서 대형마트 존재감이 떨어지면서 성장을 멈춘 상태다. 홈플러스는 한때 매출 11조원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7조원대로 10년째 정체 상태다.

ar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