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천마-XX’ 최신 전차 외관·첨단장비 갖춘 듯

김정은, 국경 인근 전차공장 방문?…러 지원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차 생산공장을 찾아 전차를 살펴보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차 생산공장을 찾아 전차를 살펴보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등장시킨 신형 전차는 드론 대응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현대전 양상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이번 전차 생산공장 공개는 제8차 노동당 당대회 목표와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 5년차 성과를 과시하려 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험을 토대로 한 신형 전차 개발과 현대화를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김 위원장이 전차와 자주포, 장갑차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찾아 생산실태와 현대화 사업, 전차 핵심기술연구과제 수행 등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시찰 시기와 장소는 언급하지 않지만 평안북도 구성 전차공장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무릎을 꿇고 전차 내부를 들여다보거나 포신과 바퀴에 발을 얹은 모습 등의 사진도 공개됐다.

특히 신문은 작년 11월 북한의 방산전시회인 ‘국방발전-2024’에서 처음 공개한 신형 전차를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다.

아직 신형 전차의 명칭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공개된 사진을 보면 전차 뒤편에 블러 처리하기는 했지만 ‘천마-XX’로 추정되는 글이 식별된다.

신문은 신형 전차와 관련 “일체식 동력전달장치의 개발로 땅크(탱크)의 주행 및 각이한 기동특성들을 제고”했다며 “신형 능동방호종합체와 피동방호수단들, 전자전종합체를 보다 혁신적으로 갱신”했다고 주장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3.5세대급 최신 전차의 외관과 각종 첨단장비를 장착해 기존 ‘선군호’와는 크게 차별화했다”며 “제8차 당대회 이후,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신형 전차 노출 빈도가 대폭 증가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전차의 중요성이 부각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상 3.5세대급 전차는 기술 발전을 적용해 개선된 사격통제장치를 비롯한 전자장비와 강화장갑, 전술 데이터링크, 통합 전장관리, 생존성 및 명중률 제고 등을 채택한 전차를 말한다.

국군 주력전차인 K2 흑표 전차 역시 3.5세대 전차로 분류된다.

북한은 2010년 10월 열병식에서 ‘선군-915’를 처음 공개했으며, 2020년 10년 만에 새로운 모델을 공개한 데 이어 작년 11월 후속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신형 전차는 우선 외형적으로 적 대전차무기 접근 시 자동으로 반응해 요격하는 능동방호체계와 내부에서 외부의 적 보병이나 경장갑 차량 공격이 가능한 원격조종무기시스템(RCWS)을 갖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RCWS는 기존 전차엔 없던 장비로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기존 포탑 주변에 있던 폭발반응장갑(ERA)을 측면과 상판에도 달았는데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연막탄발사기의 경우 공중을 향하도록 발사관 방향이 조정됐는데 이 또한 드론 공격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장갑이 취약한 전차 후면엔 철망 케이지가 설치됐는데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통해 자폰 드론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형 능동방어종합체(APS)는 적 대전차미사일과 로켓, 고폭탄 등을 추적·격파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포탑 4곳에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각종 센서와 레이저 거리측정기 등이 적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차장조준경(CPS)과 포수용조준경(GPS) 등도 식별되는데 사격통제능력이 향상됐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로 소식을 전하면서 신형 전차를 등장시킨 가운데 드론 대응 등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현대전 양상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로 소식을 전하면서 신형 전차를 등장시킨 가운데 드론 대응 등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현대전 양상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전차와 자주포, 다연장로켓 등 한국군과 재래식 전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도 중”이라며 “능동방어장치와 RCWS를 탑재한 전차는 북한군이 먼저 전력화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신형 전차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혈맹관계’로 올라선 러시아의 기술이 이전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유 의원은 “평북 구성 전차공장은 북중 국경선에서 50여㎞ 떨어진 무기 생산공장”이라며 “북중 국경지역에 있어 지리적으로 러시아의 군사지원이 용이한 시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이번 현지지도에서 “우리 육군에 최신식 땅크와 장갑차들을 지난 세기의 장갑무기들과 교체 장비시키는 것은 무력건설과 육군 현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또 “이곳 군수기업소와 연관기업소들의 현대화를 다그쳐 첨단 수준의 대규모 땅크, 자행포(자주포) 생산능력을 조성하고 우리 무력의 장갑무기체계들을 빠른 기간 내에 전반적으로 갱신하는 것은 제2차 장갑무력혁명을 일으킬 데 대한 당중앙의 원대한 구상과 전략적 기도 실현에서 나서는 중요한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2021년 이전을 제1차, 2021년 이후를 제2차 장갑무력혁명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