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첨단소재 자회사 베트남법인 현지 취재
세계 최대 규모 타이어코드 공장
생산 핵심 기술 모두 내재화
과감한 M&A 발판으로 글로벌 1위
꾸준한 수요에 연매출 3조원 훌쩍 넘어
글로벌 타이어코드 시장 35조원 전망
증설·신기술로 선두 자리 수성 계획
<그 회사 어때?>
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HS효성 베트남 법인 전경. [HS효성첨단소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1/news-p.v1.20250520.709722eb2e9b45a4b40446807f8e8072_P1.jpg)
[헤럴드경제(동나이성)=한영대 기자] 지난 13일 베트남 최대 경제 도시인 호찌민에서 자동차로 1시간으로 이동해 도착한 동나이성 연짝 공단. 2~3층 높이 공장이 밀집된 이 곳에서 아파트 23층 높이인 약 65m에 달하는 생산시설이 한눈에 띄었다. 이는 바로 HS효성 베트남 법인에 위치한 고상중합탑이다. 고상중합탑은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타이어보강재) 원재료인 PET칩에 열을 가하는 설비이다.
김득현 HS효성 베트남 법인 PM은 “고상중합탑 규모는 타이어코드 생산량에 비례한다”며 “고상중합탑 높이가 60m를 넘는 건 HS효성에서 생산하는 타이어코드 생산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HS효성첨단소재의 자회사이자 해외 생산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HS효성 베트남 법인은 2007년 설립됐다. 공장 면적은 127만㎡(38만4000여평)이다. 이 중 타이어코드 공장 규모는 36만㎡(10만9000여평)이다. 타이어코드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이다. HS효성 베트남 법인에서 생산되는 타이어코드만 연간 17만톤이다.

타이어코드 공장에 들어가자마자 수백대가 넘는 설비가 굉음을 내며 바쁘게 가동되고 있었다. 기계음이 커 귀마개를 착용할 정도였다. 공장 곳곳에는 열이 가해진 PET칩을 통해 만들어진 실타래가 수천개 나열돼 있었다. 전방 산업인 타이어 시장 반등으로 타이어코드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장이 풀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박찬 HS효성 베트남 법인 공장장(상무)은 “신차용 타이어 판매량이 감소하더라도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꾸준해 타이어코드 시장은 비성수기가 특별히 없다”며 “공장 가동률은 항상 100%”라고 강조했다.
타이어코드는 크게 ▷PET칩에 열을 가한 후 실을 뽑아내는 ‘방사’ ▷실 2가닥을 꼬아서 코드를 만드는 ‘연사’ ▷코드를 1500여개 붙여 직물 형태로 생산하는 ‘제직’ ▷직물 형태의 타이어코드에 접착성을 부여하는 ‘열처리’ 등 4개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HS효성 베트남 법인 타이어코드 공장에서 타이어코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1/news-p.v1.20250520.bce042d6e32d481e8c14fd7d47c42b35_P1.jpg)
방사·연사 공정을 거친 코드는 거대한 베틀기를 연상케하는 설비를 거쳐 직물 형태로 만들어진다. 현지인 직원이 설비 이상 여부를 수시로 체크하면서 생산되는 최초의 타이어코드는 흰색을 띄며, 제품 1개당 폭이 1.5m에 달한다. 흰색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와 타이어코드 간 원활한 접촉을 위해 열처리 과정을 거친다. 열이 가해진 흰색 타이어코드는 갈색빛을 띤 제품으로 바뀐다.
HS효성첨단소재는 일련의 생산 과정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모두 내재화했다. 박 상무는 “열처리 기술력은 업체별로 판이하게 다르다”며 “HS효성첨단소재는 열처리 공정에서 차별화된 노하우를 보유해 뛰어난 품질의 타이어코드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현상 부회장 M&A 승부수 통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올해 7월 출범 1주년을 맞는 HS효성의 핵심 계열사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하더라도 효성첨단소재로 불렸지만, 효성그룹 계열분리 과정에서 분할된 HS효성에 편입되면서 사명이 변경됐다. 대표 제품은 타이어코드와 ▷탄소가 주성분으로 철보다 강도가 높은 탄소섬유 ▷500℃ 이상 고온에도 견딜 수 있는 아라미드 등이다.
핵심 제품은 단연 타이어코드이다. HS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PET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타이어 중 절반 이상이 HS효성첨단소재 제품이 적용된다. 프랑스 미쉐린과 미국 굿이어, 일본 브릿지스톤 등 글로벌 빅3 타이어 업체 모두 HS효성첨단소재 PET 타이어코드로 타이어를 만들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PET 타이어코드 사업을 10여년 늦게 시작했음에도 이룬 성과이다.
![조현상(왼쪽) HS효성 부회장이 지난해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HS효성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1/news-p.v1.20250520.aea1b3de0e084c0d813ee4d738aaedd4_P1.jpg)
HS효성첨단소재가 시장 선두를 차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뛰어난 기술력과 더불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결단이 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 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2000년대 초반 미쉐린·굿이어 타이어코드 생산 공장을 인수했다. 당시 인수는 조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판규 HS효성 베트남 법인 관리본부 상무는 “당시 인수로 HS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 생산량은 급격히 증가, 해외 수요를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조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판단으로 이뤄진 인수합병(M&A)이 회사 성장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강조했다.

과감한 투자와 타이어코트 활약에 힘입어 HS효성첨단소재는 매년 꾸준한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197억원으로 전년(1741억원) 대비 2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4% 늘어난 3조3112억원이다. HS효성 베트남 법인도 매년 조단위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조7241억원으로 전년(1조5803억원) 대비 9.1% 증가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HS효성첨단소재의 실적 상승은 고무적이다. HS효성이 미래 먹거리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의 활약이 필요해서다.
현재 HS효성 계열사는 HS효성첨단소재외에도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HS효성홀딩스 USA ▷HS효성토요타 등이 있다. 성장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당장 HS효성첨단소재와 비교했을 때 매출 규모가 적다.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매출은 지난해 기준 2713억원으로 HS효성첨단소재의 12분의 1에 불과하다. HS효성이 신사업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선 HS효성첨단소재의 활약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
![HS효성 베트남 법인에서 직원이 생산된 타이어코드를 살펴보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1/news-p.v1.20250521.44ff8611961a4b1faedb1f78234cd756_P1.jpg)
친환경 제품 통해 中과 격차 벌린다
![HS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 [HS효성첨단소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1/news-p.v1.20250520.19856b6f183d4a588092bde7a7cedef9_P1.jpg)
HS효성첨단소재는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타이어코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향후 전기차 시장 전망을 고려했을 때 타이어코드 시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 네스터는 글로벌 타이어코드 시장 규모(스틸코드 등 모든 타이어보강재 포함)가 2022년 80억달러(11조원)에서 연평균 7%씩 성장, 2035년 250억달러(35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우선 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의 또 다른 베트남 생산 법인인 광남 법인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1억4000만달러(2000억원)를 투입해 타이어코드 생산설비를 확장하고 있다.
시장 선두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기업은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HS효성첨단소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 진출 노리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개발 중인 미래 먹거리는 친환경 제품이다. 사탕수수와 같은 식물에서 추출한 에틸렌글리콜을 원료로 사용한 바이오 PET 타이어코드, 폐페트병을 활용한 리사이클 PET 타이어코드가 대표적이다.
김경환 HS효성 베트남 법인장(전무)은 “타이어 경량화에 도움이 되는 초고강력 타이어코드 등 다양한 타이어 보강재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글로벌 고객이 요구하는 지속가능경영을 추구함으로써 중국 기업과의 차별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다른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탄소섬유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탄소섬유가 항공기, 방산 등 첨단 산업에 사용되는 만큼 향후 대폭 늘어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친환경 바이오 기반 탄소섬유 생산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HS효성 베트남 법인 야경 전경. [HS효성첨단소재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1/news-p.v1.20250520.726171d7865b456d8a8e3644b052fc20_P1.jpg)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