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미국발 보호무역 득세로 정체기에 놓인 글로벌 경제를 한단계 성장시킬 동력이지만, 경쟁적 과잉투자에 따른 거품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돼 왔다. 최근 MIT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이 생성형 AI 프로젝트에 투자한 금액은 약 43조~57조원에 달하지만, 95%의 기업들은 아직 가시적인 비즈니스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고 답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AI거품론을 언급하며 2000년도에 경험했던 닷컴 버블 시대와의 유사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AI 간판기업인 엔비디아의 대대적 투자와 야심찬 행보는 AI거품론을 무색케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환호를 끌어내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낙관론’에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다우존스30, S&P 500, 나스닥)는 28일(현지시간)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비디아는 4.98% 급등하며 시가총액 5조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MS, 애플,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매그니피센트7’(M7) 기업 중 5개 사가 29일부터 실적 발표에 돌입하는데, 이들 기업의 AI 투자 집행에 대한 낙관론이 되살아난 것도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이날 하반기 개발자행사(GTC)에서 “AI 모델이 이제 충분히 강력해졌고 고객들도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 하고 있다”며 “이것이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5개 분기 동안 블랙웰과 루빈과 관련해 5000억달러 규모의 주문이 확보돼 있다”며 이들이 전례 없는 판매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했다. 블랙웰과 루빈은 차세대 AI칩이다. 황 CEO는 미국 내 6세대(6G) 통신망 건설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노키아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AI 기반 기지국 장비 개발에 나선다. 미국 전기차업체 루시드는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접목, 완전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겠다고 했고, 차량공유업체 우버도 엔비디아 플랫폼을 이용해 자율차 운행 계획을 밝혔다.
엔비디아의 ‘AI 이니셔티브’를 위한 광폭 행보는 AI발 반도체 슈퍼랠리를 기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에 큰 기회의 장이다. 마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28일부터 3박4일간의 일정을 시작했고 여기에 황 CEO도 참석한다. 그가 한국을 찾는 것은 15년 만이다. 이재용·정의선 회장과는 따로 만난다. ‘한국인들을 기쁘게 할 깜짝 발표’를 예고한 만큼 분위기도 좋다. 반도체 뿐만아니라 6G통신, 자율주행차 등 우리 기업이 엔비디아 플랫폼을 타고 AI 세계대전에서 우위에 설 기회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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