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72억달러→2024년 137억달러…NFT 거래 75% 급감
로열·소니은행 사례처럼 투자 흐름 ‘소유→수익형’으로 이동
퇴근 후 넷플릭스를 켜고, 주말에는 영화를 보고, 아이돌 신곡이 나오면 무대를 찾아봅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시간을 콘텐츠에 씁니다. 그리고 이미 많은 돈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왕 보는 거, 놀면서 돈도 벌 순 없을까?’
돈 되는 ㅇㅅㅇ’는 OTT(ㅇ), 스크린(ㅅ), 엔터(ㅇ) 산업을 작품 리뷰가 아닌 투자 관점으로 접근 해봅니다. 콘텐츠가 소비재를 넘어 자산이 되는 길을 추적합니다. 재밌게 즐기되, 숫자는 냉정하게.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디지털 그림 한 장에 900억원을 지불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2021년 3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작품 ‘매일: 첫 5000일’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6930만달러에 낙찰되며, 이른바 ‘NFT(대체불가능토큰)’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었습니다. 파일 하나가 글로벌 미술 시장의 판도를 바꾼 순간이었죠.
NFT는 블록체인 기반 토큰(token)의 한 형태로, 디지털 이미지·영상·음원 등에 고유한 소유권을 부여하는 구조입니다. 동일한 단위로 교환 가능한 일반 토큰과 달리, 각각이 고유한 자산을 나타낸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당시 시장은 이 기술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도 ‘소유 가능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2026년 현재 그 뜨겁던 열기는 차갑게 식었습니다. 글로벌 블록체인 데이터 업체인 DappRadar에 따르면 2024년 NFT 시장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약 19% 감소했으며 판매 건수도 18% 줄어드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2026년 4월 기준 글로벌 NFT 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14억6000만달러이며 24시간 거래금액은 120만달러 수준에 불과합니다.
NFT 거래, 정점 대비 4분의 1…가격표는 있는데 거래가 없다?
NFT 시장이 이토록 빠르게 위축된 배경에는 구조적인 결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NFT는 누구의 것인지를 증명하는 ‘소유’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으나, 투자 자산으로서 필수적인 지속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지 못했습니다. 가격 상승 기대에만 의존했을 뿐 작품을 보유하는 동안 배당이나 이자 같은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신규 수요가 줄어들자 가격을 지지할 힘이 사라졌고 결국 소장은 됐지만 거래는 이어지지 않는 시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지점에서 투자 기준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소유를 넘어 실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NFT 구조를 확장한 ‘수익 분할형 모델’에서 먼저 나타났고, 이후 디지털 증권(STO)으로 이어지는 흐름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흐름이 갈렸다…소유에서 ‘현금 흐름’으로
이 변화는 현금흐름이 명확한 자산에서 가장 먼저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음악 저작권은 스트리밍과 라이선스를 통해 반복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음악 투자 플랫폼 로열(Royal)은 이 흐름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래퍼 나스(Nas)의 곡 ‘Rare’는 스트리밍 수익 일부를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구조로 설계됐으며, 해당 권리는 NFT 형태로 나뉘어 판매됐습니다.
구조는 명확합니다. 로열 플랫폼에 접속하면 곡 단위 투자 상품이 목록 형태로 제시되고, 각 상품에는 ‘이 곡에서 발생하는 수익 일부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가격별 NFT가 나열됩니다. 투자자는 99달러, 499달러, 9999달러 등으로 구분된 등급 중 하나를 선택해 매입합니다. 이후 해당 곡이 재생될 때마다 발생하는 스트리밍 로열티 수익이 지분에 따라 정산됩니다.
즉, 단순 소유가 아니라 실제 현금흐름에 참여하는 구조입니다. 초기 NFT가 ‘이미지를 보유하는 자산’이었다면, 이 모델은 ‘수익을 보유하는 자산’으로 성격이 변화한 것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제도권 금융으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일본 디지털은행 소니은행(Sony Bank)은 디지털 증권(STO)과 NFT, 스테이블코인 등 웹3 기반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며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자산을 활용한 디지털 증권 확장 가능성도 함께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는 NFT 기반 수익 분할 모델이 금융상품 형태로 발전하는 과정으로 해석됩니다.
투자자는 은행 앱에서 금융상품을 고르듯 특정 자산을 선택하고, 이후 발생하는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가 설계될 수 있습니다. NFT 기반 모델과 유사하지만, 증권 형태로 제도권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소유권이 아닌 ‘수익권’을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스포츠 엔터까지 섭렵…수익형 토큰화 증권의 변신, 어디까지?
수익을 나눠 갖는 토큰화 기반 투자 구조는 콘텐츠를 넘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티제로(tZERO)는 운동선수의 미래 수입 중 일정 비율을 투자 상품으로 구조화하는 모델을 검토 중입니다. 연봉, 광고, 상금 등 향후 발생할 수익을 계약 형태로 묶고 이를 투자자에게 분할하는 방식입니다.
투자자는 특정 선수와 연결된 상품을 선택해 참여하고, 이후 실제 수익이 발생하면 일정 비율을 배분받습니다. 경기 성적이나 계약 규모에 따라 수익이 변동되며, 선수의 커리어 자체가 투자 성과로 이어집니다.
결국 자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은 현금흐름과 유동성으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비플의 900억 원짜리 NFT가 남긴 교훈은 분명합니다. 거래되지 않고 수익을 내지 못하는 소유는 자산이 될 수 없습니다.
앞으로 투자 판단의 기준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좋아하는 자산이 아니라, 그 자산이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특히 이러한 구조가 디지털 증권(STO)이라는 규제된 틀 안에서 구현될 경우, 투자 대상의 성격 자체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K-콘텐츠라는 강력한 자산을 보유한 한국도 비정형 자산의 금융화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제 기업들의 이야기도 다음 연재 회차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kacew@heraldcorp.com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