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성평등가족부·대검찰청·경찰청 등 발표
‘사각지대’ 교제폭력 처벌·피해자 보호 법제화 추진
교제관계 지배·통제행위도 처벌, 잠정조치 기간 연장
전자발찌 부착 가해자 접근 시 실시간 동선 확인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정부가 ‘법률적 사각지대’에 놓였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던 스토킹·교제폭력 등 관계성 범죄와 관련해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한 법제화에 나선다. 교제관계에서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지배·통제행위를 처벌하고, 잠정조치 등 피해자 보호조치도 가능하도록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법무부·성평등가족부·대검찰청·경찰청으로 구성된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관계부처TF(태스크포스)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3월 경기 남양주에서 전자발찌를 부착한 채로 과거 교제했던 여성을 스토킹하고 보복 살해한 김훈의 범행을 계기로 TF가 구성돼 ▷법·제도 강화 ▷기관 협업·선제 대응 ▷피해자 지원 ▷관계기반 폭력 인식개선 등 4대 분야 총 20개의 과제가 이번 방안에 담겼다고 TF는 설명했다.
TF는 교제폭력 처벌 및 접근금지 등 피해자 보호조치 도입을 통해 교제폭력 대응 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TF는 “교제관계에서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지배나 통제행위를 처벌하고 잠정조치 등 피해자 보호 조치도 가능하도록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장 9개월에 불과한 스토킹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 기간을 연장해 피해자 보호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TF는 관련 스토킹처벌법 개정안 다수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스토킹범죄에 대한 대응은 응급조치-긴급응급조치-잠정조치 순으로 진행된다. 응급조치는 진행 중인 스토킹행위에 대해 사법경찰관리가 신고받은 경우 즉시 현장에 나가 제지하는 조치 등이다. 또 지속적·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긴급을 요할 때 신고에 의해 사법경찰관이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연락금지 등을 조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긴급응급조치다. 잠정조치는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가 있을 때 검사의 청구 또는 법원이 직권으로 접근금지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아울러 지난 3월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피해자가 법원에 접근금지 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피해자보호명령’ 제도가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부터는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가해자가 접근하면 피해자에게 동선을 알려주는 제도와 특정강력범죄 피해자 국선변호사 지원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TF는 기관 협업도 강화해 선제 대응역량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오는 12월 완료를 목표로 스토킹 전자장치 부착 잠정조치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면 출동 경찰이 가해자, 피해자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법무부 전자감독시스템’과 ‘경찰청 112 시스템’ 연계도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와 경찰청은 지난 6일부터 성폭력 범죄 등 기존 전자감독 대상자에 대한 별건 접근금지 잠정·임시조치 결정 시 KICS(킥스·형사사법정보체계)를 통해 피해자 정보와 사건 내용을 자동 공유한다고 밝혔다. 가해자 접근 시 경찰과 보호관찰관이 동시 출동하는 공동 보호체계도 시행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전자감독 대상자 스토킹 재범 위험 요인을 조기에 파악하고 적시에 개입하도록 스토킹 전문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검찰은 스토킹 잠정조치 종별 추가·변경, 별건 전자장치 부착 가해자 추가 부착 청구도 적극 검토 중이다. 경찰은 고·중·저 3단계 위험도 분류체계를 도입했다.
피해자 지원 분야에서는 성평등가족부와 경찰청이 전국 261개 경찰서와 189개 가정폭력상담소 간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했다. 경찰은 피해자 집중 모니터링과 전문 심리상담을 병행한다. 잠정조치 신청·청구 시 상담 사실확인서 첨부를 활성화해 위험성 판단을 지원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경찰청은 보복 범죄 우려가 큰 고위험 피해자를 대상으로 민간경호(경호원 2인 밀착)와 지능형 CCTV(주거지 침입·배회 감지) 등 강화된 안전조치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근본적으로 인식개선도 추진한다. 성평등가족부는 교제폭력·스토킹 고위험 징후 대응 가이드(레드플래그 10)를 마련했다. 10가지 고위험 징후는 ▷폭력성향 ▷집착·강압 통제 ▷갈등 심화 ▷생명 위협 ▷범행·신고 전력 ▷보호조치 위반 ▷피해자 비난 ▷음주·약물 ▷높은 불안 ▷고립 상황 등이다. 젠더폭력 대응 세미나도 주기적으로 연다.
TF는 “남양주 사건 등이 드러낸 법·제도와 현장 대응 공백을 메우는 데 초점을 뒀다”라며 “앞으로 대응 입법을 조속히 추진하고 현장 대응체계를 차질 없이 가동하며 이행상황을 지속 점검·보완해 피해자가 체감하는 안전을 실질적으로 높이겠다”라고 강조했다.
bel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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