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물류센터 구축 잇달아…맞춤형 방재체계 필요

지난 20일 오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살수차가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헤럴드DB]
지난 20일 오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살수차가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쿠팡 인천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유통·이커머스 업계의 물류센터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배송 속도 경쟁으로 늘어난 대형 물류시설의 특성을 반영한 방재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커머스와 제3자물류(3PL) 기업들은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 설비를 확대하면서 물류센터의 초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자동화 컨베이어와 물류 로봇 운영에 적합한 단일층 바닥면적 1만5000㎡(4500평) 이상, 높은 층고를 갖춘 고스펙 물류센터가 선호되고 있다.

수도권 접근성이 좋은 충청권에서는 쿠팡·다이소 등 주요 기업들이 대형 물류거점을 잇달아 구축했다. 실제 권역 내 물류센터 총면적은 2021년 210만㎡에서 지난해 말 399만㎡로 4년 만에 약 90%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영국 오카도(Ocado)와 협업해 부산에 로봇·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화 물류 인프라인 고객풀필먼트센터(CFC) ‘제타스마트센터’를 4만2000㎡(1만2500평) 규모로 구축하고 있다.

업계는 배송 시간 단축과 물류비 절감을 위해 여러 권역으로 분산됐던 물류 기능을 대형 거점으로 통합하는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쿠팡은 전국 30여개 도시에 200여개의 풀필먼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도 각각 200개 안팎의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다. 대형마트에선 이마트가 5개, 롯데마트가 2개의 물류센터를 통해 온오프라인 주문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물류센터가 대형화하는 만큼 안전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소방청의 ‘2025년도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는 총 20건이었다. 해당 기간 전체 대형화재 중 26%를 차지했다.

유통·물류업계는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상황실과 자위소방대를 운영하고 소방 당국과 합동 점검·훈련을 실시하는 등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이번 쿠팡 인천센터 화재처럼 일단 불이 나면 거대한 공간과 밀집된 화물, 복잡한 동선 등 물류센터 특성상 초동 진화가 쉽지 않다. 대규모 시설은 보관 물량이 많고 공간이 넓어 화재 발생 시 진화에 장시간이 걸리고 피해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강화된 소방기준 준수 여부와 더불어 초대형 물류시설의 특성을 반영한 방재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달 문을 여는 ‘제타스마트센터 부산’의 경우 자동화 로봇 도입에 맞춰 로봇 전용 소화기를 추가 비치하고 방화포를 구비하는 등 맞춤형 화재 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이 센터는 메자닌(복층) 구조를 적용하지 않아 스프링클러를 통한 초기 진화가 용이하다.

기존 물류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전국 물류창고업 등록시설 5948곳 가운데 4325곳(72.7%)은 2024년 화재안전기준 강화 이전에 등록됐다. 강화된 기준은 기존 시설에는 원칙적으로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행정안전부, 소방청, 건설기준연구원, 민간 전문가, 물류업계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물류시설 화재 안전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