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 토론’서 쓴 소리

“사람 매장 당하는 건 쉬운 일”

1998년 월드컵 실패 경험 언급

2014년 3월 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4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전남 하석주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2014년 3월 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4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전남 하석주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 하석주 아주대학교 축구부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탈락 직후 태도 논란을 빚은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해 “선배로서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하 감독은 지난 21일 MBC 시사 프로그램 ‘100분 토론’에 패널로 나와 “축구협회가 왜 이런 식으로 일을 해서 축구인 전체가 욕을 먹게 했는 지 모르겠다”며 “죄송하고 창피해서 국민들 앞에 얼굴을 못 들 지경”이라고 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이 후배이지만 인터뷰 과정이나 여러가지 하는 행동이 솔직히 내가 선배로서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잘못한 거 맞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갖는 상황인데 인터뷰를 제대로 도와줄 사람이 없었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면서 “사람이 매장 당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라며 대한축구협회의 미흡한 대응을 아쉬워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사퇴한 홍명보 전 감독이 입국하는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찾은 팬들이 항의 현수막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사퇴한 홍명보 전 감독이 입국하는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찾은 팬들이 항의 현수막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

하 감독은 자신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경험도 언급했다. 당시 하 감독은 조별리그 1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전반 27분 프리킥으로 한국 월드컵 사상 첫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3분 만에 거친 태클로 퇴장을 당하면서 1-3 역전패의 원흉으로 지목돼 많은 비난을 받았다.

하 감독은 “그렇게 퇴장당하고 정말 ‘나 들어오면(귀국 때) 죽는다’고 했어도 차범근 감독님한테 죄송하고, 국민들한테 죄송했다”라며 “(홍 전 감독이)정말 들어올 때 무릎 꿇고 진짜 석고대죄라도 했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하 감독은 “체코전에서 역전승해서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2연패를 당하고 사퇴한 데 대해서는 당연히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비판받을 건 받고 다시 한국축구가 일어설 수 있게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등이 축구팬들에게 투명하게 비치지 못한다는 비판에는 “지금은 많이 변했을 것”이라면서도, “대중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협회가 명확하게 대응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감독은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두 차례(1994·1998년) 출전했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지냈다.

한편 북중미 월드컵 32강 탈락 직후인 지난 2일 가족이 있는 미국 LA로 떠났던 홍 전 감독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청문회 출석을 위해 지난주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위는 오는 30일 대한축구협회 관련 청문회를 열어 홍 전 감독 선임 절차와 월드컵 부진 원인, 경기 운영 책임과 미국 출국 경위 등을 따질 예정이다. 청문회 증인으로 홍 전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등 15인을 채택했다. 참고인은 박지성 케이(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등 8인이다.

2024년 7월 대표팀을 맡은 홍 전 감독은 선임 당시부터 절차적 정당성 논란에 휩싸이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직후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를 밝혔지만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없이 자신의 입장만 짧게 낭독한 뒤 자리를 뜬데다 퇴장 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의 공항 귀국 행사를 생략했다. 홍 전 감독은 “팬들에게 하실 말씀 없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도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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