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으실 겁니다. 예전에는 노년에 걸리는 질병으로 인식됐지만, 젊은 사람들에게도 나타나는 흔한 질병입니다. 당뇨병의 위험성은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당뇨병이 왜 생기는지는 모르는 분이 대다수입니다. ‘단 걸 많이 먹으면 걸리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지요.
당뇨병도 호르몬의 일종인 인슐린 문제에서 생겨나는데요, 먼저 인슐린의 정체가 무엇인지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인슐린이 발견된 지는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1921년에 캐나다의 밴팅과 베스트가 발견했고이 성과로 노벨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인슐린 치료를 가장 처음 받은 환자는 14살 소년 레오나르도 톰슨이었습니다. 1922년 당시 톰슨의 체중은 14살인데도 고작 5. 8킬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슐린 치료를 받은 지 2개월 만에 체중이 13킬로그램까지 늘었지요. 그 덕에 13년을 더 살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톰슨은 극단적인 제1형 당뇨병이었던 걸로 추정됩니다.
인슐린이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과식하게 되면 우리 몸속에 포도당이 많아지고 혈당이 급속하게 높아집니다. 이를 낮추기 위해서 인슐린이 평소보다 많이 분비됩니다. 문제는 인슐린이 혈당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식욕을 높인다는 점입니다. 즉, 과식이 또 다른 과식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지요.
이로 인해 인슐린은 더 많이 분비되고 약물에 내성이 생기듯이 제 기능을 서서히 잃게 됩니다. 결국 인슐린이 많아도 제대로 된 기능을 못 하는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 중에는 인슐린 수치가 일반인보다 오히려 높은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인슐린을 비만 호르몬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비만과 인슐린이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슐린이 과하게 분비되면 지방을 형성하거든요. 그리고 비만이 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서 또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의학계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꾸준히 연구해 오고 있습니다. 최근에 당뇨병 환자들에게 인슐린이 아니라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성장호르몬으로 인해 근육량이 늘면서 환자들의 혈당이 더 잘 조절되었습니다. 근육량이 인슐린 민감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이처럼 호르몬과 우리 몸의 관계를 다각도에서 살펴보아야 가장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체지방 조절의 열쇠를 쥐고 있는 호르몬을 꼽자면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렙틴이나 그렐린 같은 식욕조절 호르몬도 체지방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요. 근육량과 체지방량에 영향을 주는 성장호르몬, 소장에서 분비되어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인크레틴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 수많은 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몸의 균형을 유지합니다. 어느 하나라도 무너지게 되면 도미노처럼 와르르 무너질 수 있지요.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호르몬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현대의학으로도 아직 호르몬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완벽하게 파악하지는 못한 것이지요. 호르몬의 시스템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갖가지 호르몬이 베일을 벗고 그 정체를 드러낼 때, 우리 건강도 더 확실하게 보장받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kido@heraldcorp.com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