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 유일 역모기지론 ‘내집연금’

가입자 10명 중 7명 ‘강남 3구’ 몰려

주택연금 가입 사각지대 은퇴층 수요↑

집값보다 많이 받아도 평생 지급

배우자 노후에 상속 플랜으로도 활용

상속 원하는 자녀들과 충분한 상의 필수

우리는 모두 ‘예비 은퇴자’! 당신은 준비 잘 하고 있나요? 퇴직 이후에도 삶은 더 풍요로워야 하기에.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노후를 다루는 콘텐츠, ‘예비 은퇴자를 위한 이로운 이야기(예은이)’에서 만나보세요.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어머니 용돈도 계속 드려야 하는데 저도 곧 퇴직이라 막막했습니다.”

#.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60대 김모 씨는 은퇴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홀로 사는 어머니에게 매달 생활비를 보태왔지만 자신의 은퇴가 가까워지면서 부모 부양까지 감당하기가 버거워졌기 때문이다. 집 한 채를 보유해 겉으로는 ‘집 부자’로 보였지만 정작 노후에 쓸 현금은 넉넉치 않다. 평생 살아온 집을 처분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할 생각은 없다. 그러던 중 이웃의 추천으로 민간 주택연금 상품에 가입했고 매달 600만원이 넘는 현금이 따박따박 들어오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수십 년간 고가 주택 보유자들 사이에서는 “집은 팔지 않고 자녀에게 물려주는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강남 아파트처럼 매년 집값이 오르는 자산이라면 더욱 그랬다. 노후 생활비가 부족해도 집을 처분하거나 담보로 활용하기보다는 상속을 우선하는 문화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며 노후가 예상보다 길어진 데다 자녀 지원과 부모 부양을 동시에 책임지는 ‘낀 세대’가 늘면서다. 집은 있지만 현금은 부족한 베이비부머 은퇴자를 중심으로 부동산에 묶인 자산을 활용해 안정적인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고가 주택 보유자도 가입할 수 있는 민간 주택연금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금융권 최초이자 유일한 12억원 초과 주택 역모기지론 상품을 지난해 5월 출시했다. 김주회 하나생명 경영기획본부 상무와 함께 실제 가입 사례를 살펴보고 상품 활용법을 짚어봤다.

▶10명 중 7명 ‘강남3구’ 몰렸다=본지가 하나금융그룹을 통해 확인한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 가입 현황에 따르면,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인 강남3구 가입 비중은 전체의 72%에 달했다. 강남구가 2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서초구(22%), 송파구(21%)를 합치면 전체 가입자의 약 10명 중 7명이 강남3구 거주자인 셈이다. 이어 용산구(8%), 성동구(7%), 마포구(4%), 경기 성남시 분당구(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고가 주택을 보유했지만 공적 주택연금 가입이 어려웠던 은퇴층의 수요가 집중된 결과로 해석된다. 공시가격이 12억원을 넘는 주택 소유자는 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하는 공적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 공동주택 278만가구 중 약 41만5000가구(14.9%)는 공시가격이 12억원을 넘어 공적 주택연금 가입이 어려운 이른바 ‘주택연금 사각지대’로 꼽힌다.

내집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주택 소유자가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담보로 하나생명의 종신연금과 하나은행의 담보신탁을 결합해 매달 노후 생활자금을 받는 금융 상품이다. 즉, 이름에 ‘연금’이 들어갈 뿐 사실상 내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연금 형식으로 빌리는 대출인 것이다.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260명을 확보했으며, 가입 주택 가액은 약 3300억원 규모다.

가입 대상이 고가 주택인 만큼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700만원(약 690만원) 수준이다. 대출금리는 직전월 10년 만기 국고채 1개월 평균금리에 가산금리 1.3%포인트를 더한 고정금리 방식이 적용된다. 일반 대출처럼 매달 이자를 내는 방식이 아니다. 대출이자는 매월 대출잔액에 가산되며, 주택을 매각할 경우 매각대금에서 누적된 대출잔액과 이자를 한꺼번에 차감한 뒤 잔여 금액이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가입 시점을 늦출수록 월 연금 수령액이 늘어나는 구조인 만큼 실제 가입 연령도 예상보다 높은 편이다. 상품 출시 당시 60대 중반 가입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70대 중후반(평균 연령 76세)에 가입하는 사례가 두드러졌다. 또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거나 시장이 흔들리는 시기에 가입 문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담보대출 부담 큰 은퇴자일수록 효과 ‘톡톡’=내집연금이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순간은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할 때다. 은퇴 이후에도 대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는 매달 나가는 원리금 부담을 줄여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연금 지급 유형은 매월 같은 금액을 받는 ‘정액형’, 초기 일정 기간 더 많은 금액을 받고 이후에 줄어드는 ‘초기 증액형’, 3년마다 4.5%씩 월 지급금을 늘리는 ‘정기 증가형’ 세 가지로 기존 주택연금과 동일하다.

실제 매달 200만원씩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던 한 은퇴자는 내집연금 가입 후 일시인출금을 활용해 대출을 먼저 상환했다. 이후 매달 연금을 수령하면서 기존 마이너스였던 현금흐름은 월 500만원 수준의 플러스로 전환시켰고 노후 생활에도 여유를 되찾았다.

월 연금 수령액을 자신의 생활 수준에 맞게 조절하는 것도 내집연금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고가 주택 보유자의 경우 월 700만~800만원 수준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선 “생활비로 월 200만~300만원 정도만 추가되면 충분하다”며 수령액을 낮춰 가입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적정 노후 생활비가 월 350만원 수준인데, 필요한 만큼만 연금을 수령하면 대출 규모와 이자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자녀에게 남길 잔여 재산을 늘릴 수 있다. 반대로 보다 여유로운 노후를 원한다면 월 연금 수령액을 높여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지난 4월 대출 한도를 세분화해 가입자가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춰 월 연금 수령액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 구조를 개편했다. 총 연금 수령 가능액은 주택가격의 50% 이내에서 5억원·7억원·10억원·13억원·15억원 등으로 구분해 선택할 수 있다.

▶집값보다 많이 받아도 평생 지급=내집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받은 연금 총액이 주택 가격을 초과해도 죽을 때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비(非)소구 방식’으로 설계됐다는 것이다.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도 “오래 살아 집값보다 연금을 더 많이 받으면 어떻게 되느냐”, “일찍 사망하면 집은 어떻게 되느냐”였다.

부부가 사망한 뒤 주택을 매각해도 상속인에게 부족한 금액을 청구하지 않는다. 만약 주택 매각 이후 남은 재산이 있다면 이는 상속인에게 돌아간다. 또 주택을 담보로 맡긴다고 해서 집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도 아니다. 가입자와 배우자가 모두 사망한 뒤 상속인이 대출 잔액을 상환하면 해당 주택은 그대로 상속받을 수 있다.

일례로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던 70대 한 가입자는 상담 과정에서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도 아내가 계속 연금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배우자를 사후수익자로 지정하면 평생 연금이 이어진다는 설명을 들은 그는 가입을 결정했고 몇 달 뒤 세상을 떠났다. 현재 배우자는 계약에 따라 매달 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이처럼 배우자를 위한 노후 안전장치로 내집연금을 활용해볼 수 있다. 부부가 함께 가입하면 통상 남편이 가입자가 되고 배우자가 사후수익자로 지정된다. 가입자가 사망해도 배우자는 평생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으며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자녀가 임의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가입 시 상속인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치는 만큼 상속 분쟁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일종의 유언신탁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가입 전 가족과 충분히 상의해야=내집연금 가입 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은 가족과의 충분한 상의다. 실제 가입 상담을 진행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 상당수가 부모와 자녀 간 의견 차이 때문으로 파악된다. 자녀는 집값 상승에 따른 상속을 기대하는 반면 부모는 주택을 노후 생활비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내집연금은 중도 해지 수수료가 없어 계약을 해지한 뒤 재가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재가입할 경우 신규 가입과 동일하게 집값의 1% 수준인 초기 보증료를 다시 납부해야 한다. 집값 상승에 따른 연금 수령액 증가를 기대하고 재가입할 수도 있겠지만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연금액과 초기 보증료 등 비용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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