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개 선관위서 투표자수 수정 보고, 12시간 뒤 정정
수정 사유도 제각각…합수본, 추가 조작 여부 수사
김은혜 의원 “주먹구구식 투표율, 성역없이 수사해야”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6·3 지방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된 투표자 수 수정이 전국에서 최소 72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 차례 수정으로 투표자 수가 6000명 넘게 늘었고, 오류 발생 후 12시간이 지나서야 정정된 사례도 확인됐다.
27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시간대별 투표수 수정보고 이력’에 따르면 지방선거 당일 전국 56개 구·시·군 선관위에서 모두 72건의 투표자 수 수정 보고가 이뤄졌다.
전국 구·시·군 선관위는 총 255곳인 만큼 이번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수정 사례가 추가로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은 선거관리시스템 입력 내용을 수정할 경우 구체적인 사유를 기재하고 시·도 선관위의 확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보고서에는 ‘기재 누락으로 인한 정정’, ‘투표자 수 변경’ 등 수정 이유가 일관되지 않거나 구체성이 부족한 사례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정 규모가 가장 컸던 사례는 인천 검단구였다. 오후 4시 기준 투표자 수를 5만4665명으로 보고했다가 이후 6만1276명으로 수정해 6611명이 증가했다. 수정 사유에는 ‘투표소별 최종 보고 후 집계 및 저장하였으나 총 선거일 투표수가 상이함’이라고 적시됐다.
경남 사천에서는 낮 12시 기준 투표자 수가 1만5634명에서 1만9631명으로, 강원 고성군은 오전 11시 기준 4392명에서 5639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단순 입력 오류를 바로잡은 사례도 있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백운동 제1투표소는 투표자 수 41명을 410명으로 잘못 입력했다가 수정했고, 전남 해남군 계곡면도 84명을 284명으로 오입력한 뒤 정정했다.
오류를 뒤늦게 수정한 사례도 확인됐다. 경기 군포시는 오전 7시 발생한 오류를 오후 7시에 바로잡았고, 충북 진천군은 오후 6시 투표자 수를 투표 종료 이후인 오후 9시에 수정했다.
동일 항목을 여러 차례 변경한 사례도 있었다. 경북 경주시 용강동 제1투표소는 투표자 수를 2162명에서 2161명으로 수정했다가 다시 2162명으로 복구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와 충남 홍성군은 오후 4시와 5시 투표자 수가 동일하게 입력돼 이를 뒤늦게 정정했다.
현재 시간대별 투표율은 투표관리관이 전화로 읍·면·동 선관위에 투표자 수를 보고하면 이를 구·시·군 선관위와 시·도 선관위, 중앙선관위가 순차적으로 집계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선관위의 ‘투표 통계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일부 지역에서 정상적인 수정 절차 대신 투표자 수를 분산 입력하는 방식으로 투표율을 조정한 정황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경기 김포를 비롯한 경기권 2곳과 충청권 일부 지역에서 관련 의혹을 확인한 상태로, 다른 지역으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 의원은 “가장 기초적이고 정확해야 할 투표율이 주먹구구식으로 파악되고 수정됐다”며 “선거관리의 허점이 어디까지 이어졌는지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특검도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thank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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