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2분기 실적 발표

영업이익률 75% 전망

HBM 점유율 1위 지속·범용 D램 가격 급등

최태원 회장 “젠슨 황 만날 때마다 ‘모어 칩스’”

LTA 확대로 장기 실적 안정성 확보

최태원(오른쪽) SK 회장과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24일(현지시간) 이재명(가운데)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SK하이닉스, SKT와 엔비디아의 전략적 AI 팩토리 및 반도체 협력 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최태원(오른쪽) SK 회장과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24일(현지시간) 이재명(가운데)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SK하이닉스, SKT와 엔비디아의 전략적 AI 팩토리 및 반도체 협력 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고공행진에 힘입어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 경신이 전망된다. 64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영업이익률은 7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인공지능) 서밋’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의 폭발적인 수요를 확인하고 돌아왔다. 엔비디아와 향후 5000억달러(약 730조원) 규모 AI 인프라 협력 계약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와도 메모리 장기 공급 협력을 맺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9일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매분기 이어지고 있는 매출·영업이익 신기록 달성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84조1693억원, 영업이익은 64조2248억원으로 전망된다. 종전 최대 실적인 1분기 매출이 52조5763억원, 영업이익이 37조6103억원이었으니 전 분기 대비 매출은 60%, 영업이익은 70%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증권업계 컨센서스대로 실적이 나온다면 상반기 만에 100조원 넘는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47조원이었으니 반기 만에 이를 2배 넘게 상회한다. 지난해 1분기 7조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3분기 11조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서더니 올해 1분기 들어 수십조원 수준에 이르렀다. 영업이익률도 작년에는 분기 기준 40~50%였으나 올해 1분기부터 70%를 넘어섰다.

신기록의 배경에는 단연 미국 빅테크의 메모리 수요가 있다. 이들이 메모리 물량을 빨아들이며 글로벌 메모리 투톱의 실적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달 초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역시 잠정 영업이익이 8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하며 새 기록을 썼다. 1분기 영업이익 57조2300억원보다 56% 늘어난 수치다.

AI 가속기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지배력도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매출 기준 점유율 58%로 1위를 유지하며 21%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크게 앞섰다.

범용 D램 역시 2분기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이 전분기 대비 58~63%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한 60조원 초반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장기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CSP(클라우드서비스업체)와 장기공급계약(LTA) 비중이 늘어나면서 실적 기반이 탄탄해졌다는 의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년 장기 계약을 원하는 고객 수가 증가하면서 CSP향 ASP(평균판매단가)는 시장조사기관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맺고 있는 장기 계약은 현재 가격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계약되고 있으며 이행 관련 조항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가시성도 높다”고 밝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발언도 이 같은 시장의 분석에 힘을 싣는다. 최 회장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요가 빅테크 CEO(최고경영자)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엔비디아다. SK그룹은 이번 AI 서밋을 통해 엔비디아와 총 5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포괄적 협력을 맺었다. 최 회장은 “오늘 엔비디아가 5년간 원하는 계약 사이즈를 약간 들었겠다”며 “다음에 만날 때 젠슨 황 CEO가 ‘그건 틀린 숫자고 더 많은 칩을 원한다’고 말할까 겁이 난다”고 했다.

최 회장이 만난 다른 빅테크 기업에서도 입을 모아 반도체 공급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2주 전에 혹 탄 브로드컴 CEO와도 저녁을 먹었다”며 “브로드컴에서도 들으면 깜짝 놀랄 숫자의 메모리를 요구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오늘 회의에서 ‘메모리를 다른 곳에 주지 말고 직접 우리에게만 달라’고 말했는데 여태까지 들을 수 없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도 메모리 장기 공급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서버용 메모리를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에 중장기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LTA 비중 증가로 빅테크와 AI 데이터센터향 매출 비중이 내년 70%까지 확대될 전망”이라며 “2017년 30%였던 B2B 매출 비중이 10년 만에 70%로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jeong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