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양성부터 연구·사업화·투자까지 협력”

韓 기업 태국 진출 규제 완화

공동 임상·유전체 연구도 추진

욧차난 웡싸왓 태국 부총리 겸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MHESI) 장관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욧차난 웡싸왓 태국 부총리 겸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MHESI) 장관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동윤·이승구(코리아헤럴드) 기자] “한국 기업 한 곳을 개별적으로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재 양성부터 연구, 기술 사업화, 투자까지 아우를 수 있는 협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서울에서 개최한 ‘태국-한국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방한한 욧차난 웡사왓 태국 부총리 겸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MHESI) 장관은 지난 22일 헤럴드경제· 코리아헤럴드와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과 태국 양국 대학과 스타트업, 대기업을 연결하는 포괄적 바이오산업 협력 생태계 구축에 나설 의지를 밝혔다.

욧차난 부총리는 “양국의 인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한 분야에 적절히 연결하려 한다”며 “한국과 태국의 연구자, 엔지니어, 의료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의료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스타트업이나 합작법인으로 성장시켜 태국과 다른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POSTECH) 등 한국 주요 대학이 이 같은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욧차난 부총리는 강조했다.

▶“대학 연구에서 사업화까지 협력 확대”=태국 정부는 양국 정부 기관과 민간 액셀러레이터가 참여하는 공동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도 검토하고 있다. 태국 스타트업은 한국 파트너를 통해 해외 투자와 세계시장에 접근하고, 한국 투자자들은 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과 제품을 발굴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태국 정부는 한국 기업들이 현지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규제와 행정상의 어려움도 해소하기로 했다. 욧차난 부총리는 “각종 규제와 행정 서류가 투자자들에게 장벽이 될 수 있다”면서도 “태국 국가혁신청(NIA)을 비롯한 정부 기관이 기업 간 협력과 신규 제품의 시장 진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의 다양한 환자군과 의료·임상 데이터도 한국의 바이오·의료 기술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는 강점으로 그는 꼽았다. 양국이 공동 임상시험을 진행하면 한 국가에서는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질환 사례와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어 의료기기와 헬스케어 제품의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욧차난 웡싸왓 태국 부총리 겸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MHESI) 장관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임세준 기자
욧차난 웡싸왓 태국 부총리 겸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MHESI) 장관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임세준 기자

욧차난 부총리는 이번 방한 기간 서울대 측과 임상 연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공유 가능성도 논의했다. 그는 태국이 의료서비스와 열대의학, 생물다양성, 유전체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태국 국민뿐 아니라 인접국과 다른 지역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태국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 폭넓은 의료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태국이 축적한 열대 질환 관련 데이터와 국가 유전체 분석 사업인 ‘지노믹스 타일랜드(Genomics Thailand)’도 양국 공동연구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노믹스 타일랜드는 태국 정부가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한 45억밧(약 2000억원) 규모의 국가 전략 의료사업이다. 태국인 5만명의 유전체를 분석해 자국민의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정밀 의료 산업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韓 대학 기술사업화 체계 인상적”= 욧차난 부총리는 교육 협력이 양국 바이오산업 동반관계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국과 한국 대학 간 복수학위 과정을 확대하고, 양국 교육기관의 공동지도 아래 대학원생들이 학위논문과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대학에서 시작된 협력을 기술 사업화 단계까지 확장하는 과정에서는 한국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배우겠다는 뜻도 밝혔다.

욧차난 웡싸왓 태국 부총리 겸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MHESI) 장관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욧차난 웡싸왓 태국 부총리 겸 고등교육과학연구혁신부(MHESI) 장관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욧차난 부총리는 한국 대학의 기술이전 전담 조직과 대학 기술지주회사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이들 기관이 스타트업에 초기 자금을 지원해 연구자들이 기술의 시장성을 검증하고, 이후 민간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한국은 연구와 기술 검증, 임상시험, 사업화를 연결하는 자국 내 혁신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며 “매우 인상적인 체계”라고 말했다.

한편, 태국 정부 대표단은 이번 방한 기간 KT와 인공지능(AI) 활용 역량 교육과 ‘피지컬 AI’ 분야의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태국 제조업이 로봇과 반도체, 전자부품 공급망에 참여하는 방안도 협의 대상에 포함됐다.

욧차난 부총리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바이오산업 협력과 시범사업 추진 가능성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궁극적인 목표는 개별 사업을 단발성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양국의 기업과 대학, 투자기관을 서로 연결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관계가 구축되면 양국의 강점과 시장을 활용해 새로운 기술의 성공 가능성을 더욱 빠르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