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 비트플래닛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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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으로 편입하는 기업들이 이제 보유량을 넘어 지속가능한 운영 구조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시장의 관심도 옮겨가고 있다. 얼마나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업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 자산 운용 전략과 연결하느냐가 새로운 잣대가 됐다.
이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스트래티지(Strategy)다. 오랜 기간 ‘Never Sell(절대 팔지 않는다)’을 내세워 온 스트래티지는 최근 보유 비트코인의 일부를 매도했다. 비트코인 전망을 비관해서가 아니라, 우선주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재무적 결정이었다. 보유 원칙을 고수해 온 기업조차 운영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자산 일부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에서도 자산 보유 원칙과 운영 유동성 사이의 균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그동안 트레저리 기업들은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여 왔다. 이 방식은 회사의 시장가치가 보유 비트코인 평가액보다 높을 때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프리미엄이 붙은 주가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고, 그 자금으로 다시 비트코인을 늘리는 선순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 사정이 달라진다. 주가가 하락하거나 자본시장 접근성이 낮아지면 배당과 운영비, 투자 재원 등을 마련하기 위해 보다 유연한 재무 전략이 필요하다.
비트플래닛은 비트코인을 장기 재무 자산으로 축적하는 동시에, 사업에서 직접 현금흐름을 만드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30년간 이어 온 시스템통합(SI)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비트코인 채굴을 비롯한 신규 사업으로 수익원을 넓히는 전략이다. 채굴 과정에서 전력 조달과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쌓고 이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사업으로 창출한 현금이 비트코인 축적을 뒷받침하고, 축적한 비트코인이 다시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를 지향한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의 매입과 보유, 활용은 시장 상황과 사업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관건은 ‘절대 팔지 않는다’라는 선언이 아니라, 기업이 충분한 현금흐름과 재무적 선택지를 갖췄느냐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비트코인을 장기 자산으로 지켜낼 수 있다.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으로 편입하는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 오히려 더 견고해지고 있다. 올 2분기 상장 기업들의 비트코인 순매수는 약 11만 BTC로, 전 분기(약 6만5000 BTC)보다 69.2% 늘었다. 시장 조정기에도 비트코인을 쌓으려는 수요는 흔들리지 않은 것이다. 달라진 것은 매입 재원이다. 과거에는 주가 프리미엄에 기대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매입 재원으로 삼는 기업이 늘고 있다. 축적의 동력이 외부 자금에서 내부 현금흐름으로 옮겨가는 셈이다.
결국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의 다음 단계는 비트코인 보유와 사업 운영의 결합이다. 비트코인 보유량에서 더 나아가 실체가 있는 사업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앞으로 시장은 어느 기업이 비트코인을 더 많이 갖고 있는지가 아니라, 어떤 사업 기반과 현금 창출력으로 그 전략을 지속하는지를 함께 물을 것이다.
kyo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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