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도 형소법 개정안 통과 임박

법조계 “헌법 위배…피해는 국민 몫”

‘공소 기각 사유 확대’ 논란 더욱 증폭돼

법무·검찰수장 거취 촉각, 법조계 격랑

검사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임세준 기자
검사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임세준 기자

검사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 주도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임박했다. 여당 설계대로 입법이 이뤄질 경우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한 견제가 더욱 취약해질 것이란 지적이 법조계 전반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해당 법안에 ‘공소기각 사유 확대’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사건에서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법조계에선 민주당이 주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위헌적 개정안’이라는 목소리와 함께, 결국 피해는 범죄 피해자를 비롯한 일반 국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국회 본회의 처리가 임박한 가운데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대행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형사사법체계 대변혁을 앞두고 법무·검찰은 물론 법조계가 격랑에 휩싸이는 모습이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헌법 위배”=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은 29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위헌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힌 바 있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 법조인이기도 한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법제처장을 지냈고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지난 29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본회의 처리 절차만을 남겨 두고 있는데 야당인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에 나선다고 해도 민주당 의석수를 감안할 때 금명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이 법안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다. 법조계, 법학계는 물론 여성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범죄 피해자 단체에서도 거듭 우려 목소리를 냈지만 여당은 그대로 관철할 태세다. 현행 형사소송법 196조는 ‘검사는 범죄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고 규정한다. 또 송치 사건에 관해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개정안에선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전면 폐지됐다.

▶보완수사요구권 정비했다지만 실효성 우려=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자 여당은 ‘보완수사요구권’을 정비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언급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에는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해야 하며 해당 기간에 수사 마무리가 어려우면 1개월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현재 3개월도 못 지키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데 1개월 안에 하겠나. 지연 이행을 제도화한 꼴이고 부실 이행을 촉진하는 꼴”이라며 “불이행에 대책이 있다고 해서 보완수사 요구 실효성이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 경찰이 잘해주기를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찰의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해당 경찰이 속한 수사관서 상급 수사관서 또는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조항이 신설되기는 했다. 하지만 대검찰청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이행하는 경우 해당 경찰에 대한 직무배제 또는 징계 요구가 가능하고 보완수사 요구 관서를 변경할 수 있지만 이 방법은 사후적·간접적 조치”라며 “이미 지연된 당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고 신속한 처리를 도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공소기각 사유 확대도…“공소취소에 이용할 수도”=이런 상황에서 법원이 실체 판단 없이 사건을 그대로 종결시키는 절차인 공소기각 사유를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법원이 판결이나 결정으로 공소기각 선고를 해야 하는 사유를 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에는 공소기각 판결 사유로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제기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 등이 각각 추가됐다. 이를 두고 야권에선 이 대통령 형사재판에서 법원이 공소기각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입법권으로 대통령 개인의 형사재판을 지우려는 시도”라고 적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중대한, 현저히 등) 표현 자체가 모호해 법원에서 공소기각 사유로 쓰지 않을 것 같다”며 “오히려 정치권에서 공소취소를 위해 이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가 임박하면서 법무·검찰 수장의 거취 문제도 거론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2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자신의 사의 표명 문제와 관련한 질의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사실상 사의 뜻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했다. 아울러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검사) 역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나면 거취 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의종·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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