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SOXL 1.5조 순매수

인텔·샌디스크 레버리지도 담아

30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8% 급등

[123rf]
[123rf]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일주일 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1조5000억원 가까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주가 급락하는 동안 공격적인 저가매수에 나서며 반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SOXL)’를 10억4520만달러(약 1조4988억원) 순매수했다. SOXL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다.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43% 내렸고, 이달 들어서는 20.66% 하락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추격과 메모리 업황의 피크 우려가 겹치며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은 영향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하락 국면에서도 매수세를 이어갔다. 지수형 ETF뿐 아니라 개별 반도체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도 대거 사들였다.

샌디스크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티렉스 2배 롱 샌디스크 데일리 타깃’을 985만달러(약 141억원) 순매수했다. 인텔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그래니트셰어즈 2배 롱 인텔 데일리’도 967만달러(약 82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도체주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메모리 업황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반등한 상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19% 급등하며 지난해 4월 9일(17.16%)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같은 날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각각 18.4%, 26.0% 급등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15.0%), AMD(13.0%), 인텔(11.3%), 마벨테크놀로지(12.2%), 엔비디아(2.7%) 등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삼성전자의 발언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의지가 확인됐다는 점이 안도감을 줬다”고 분석했다.

AI 관련주의 대규모 청산 우려가 완화되며 디레버리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인식도 반도체주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탰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는 AI 관련주 급락으로 마진콜 압박을 받자 약 160억달러 규모의 보유 자산 대부분을 시타델에 매각했다.

월가는 메모리 업황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범용 D램(DRAM) 가격 상승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공급 우위의 업황 장기화를 전망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에 대해서는 생산 수율과 기술력, 제품 신뢰성에서 격차가 여전히 존재해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인 위협에 그칠 것으로 평가했다.


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