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개물림 이송 연 1770건…하루 5건꼴

생활 속 법률적 배상 책임지는 일배책 특약

월 1000원 안팎 보험료로 배상한도 1억까지

반려견 사고부터 누수·자전거까지 보장해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함]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개에게 물려 119 구급대에 실려가는 사람이 매년 1800명에 육박한다. 반려견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해 견주의 법률상 배상책임이 인정되면 치료비 등 손해배상금을 부담해야 한다. 이때 비용을 대신 내주는 보험이 이미 가입한 보험에 특약으로 포함돼 있을 수 있다.

2일 소방청 ‘2026년 119구급서비스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개에게 물려 119 구급대가 병원으로 옮긴 환자는 1770명이다. 하루 5건꼴로, 뱀에게 물린 환자(876명)의 두 배 수준이다. 국내 반려가구가 591만 가구로 네 집 중 한 집에 달하는 만큼 개물림 사고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생활 속 위험이 됐다.

반려견이 타인을 다치게 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담보가 일상행활배상책임보험, 이른바 ‘일배책’이다. 일상생활 중 타인의 신체나 재산에 피해를 줘 법률상 배상책임을 지게 됐을 때 보험사가 손해배상금을 대신 지급한다. 상해보험이나 운전자보험, 주택화재보험 등에 특약으로 붙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험료는 월 500~2500원 수준으로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돈으로 통상 배상한도 최대 1억원까지 보장한다. .

반려견 사고에서는 피해자의 치료비뿐 아니라 피해자가 기르던 반려동물의 치료비도 보상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목줄 착용 여부 등 견주의 과실 정도와 사고·치료 사이의 인과관계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질 수 있다. 사고가 나면 현장 사진과 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등을 확보해두는 게 좋다.

반대로 자신의 반려견이 다친 경우에는 보상하지 않는다. 반려견 치료지는 펫보험의 영역이다. 견주나 함께 사는 가족이 물린 경우도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배책은 타인에게 진 배상책임을 보장하는 보험이기 때문이다.

도사견 등 맹견 5종은 2024년 4월 도입된 사육허가제에 따라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일반 반려견은 의무가입 대산이 아니어서 견주가 별도로 챙겨야 한다.

일배책이 형사책임까지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동물보호법은 소유자 등이 목줄 착용 등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해사람을 다치게 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 사망에 이르게 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일배책이 보장하는 것은 민사상 손해배상금으로 벌금과 과태료 등은 보장하지 않는다.

개한테만 쓰는 보험이 아니다

일배책은 반려견 사고 전용 보험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준 다양한 상황에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고가 주택 누수다. 일반 상품은 누수 사고에 50만원, 기타 사고에 20만원의 자기부담금을 두고 있지만 가입 시기와 상품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우리 집 배관에서 물이 새 아랫집 벽지와 장판을 훼손했다면 복구비를 보상받을 수 있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필요했던 누수 탐지비 등도 손해방지비용으로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자기 집 벽지나배관 수리비는 원칙적으로 보상 대상이 아니다.

자녀가 놀다가 다른 사람의 물건을 깨뜨린 경우도 보상한다. 책임능력이 없는 자녀를 감독할 의무가 부모에게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고 행인을 다치게 하거나 길에서 다른 사람과 부딪혀 휴대전화를 때뜨린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족형 특약이라면 약관상 피보험자 범위에 포함된 배우자와 동거 가족이 낸 사고도 보상한다. 다만 가족이 피해를 본 경우는 제외된다.

물론 모든 일상 사고를 다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하다 낸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다.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등 전동기로 움직이는 이동장치도 약관상 ‘차량’으로 분류돼 보상에서 빠진다. 반면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일반 자전거 사고는 보상받을 수 있다.

또 운동 경기중 통상적인 신체접촉으로 발생한 사고도 보상받기 어렵다. 동호회 축구 경기에서 태클로 상대 선수를 다치게 한 사례에서는 경기에 수반되는 위험으로 판단해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내 보험부터 확인해야

일배책은 여러 개 가입해도 실제 부담한 손해배상금 범위에서 보험사들이 나눠 보상한다. 두 개를 가입했다고 보험금을 두 번 받는 것은 아니다. 새로 가입하기 전에 기존 보험에 일배책 특약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의 보험가입조회 서비스인 ‘내 보험 다보여’를 이용하면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생명보험협회 ‘내보험찾아줌’에서도 가입한 보험계약을 조회할 수 있으며 세부 특약은 보험사 애플리케이션이나 고객센터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이사하거나 주택 소유권이 바뀌었다면 보험사에 즉시 알려 보험증권의 주소를 변경해야 한다. 주택 관련 사고는 보험증권에 기재된 주택을 기준으로 보상하기 때문에 주소를 바꾸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분쟁이 생길 수 있다.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다. 이미 발생한 사고라도 3년이 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보험금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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