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앞 출정식, 투쟁위 공식 출범
현장 경찰 의견 수렴 없는 정책 비판
경찰청 대응 없을 시 투쟁 확대 예고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가 경찰청의 강제 순환인사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집단 삭발까지 불사하고 나섰다. 이들은 강제 순환인사 철회와 감찰 인력 증원 중단 등을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추가 삭발과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경찰직협과 강제 순환인사 반대 공동투쟁위원회(투쟁위)는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강제 순환인사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현장에는 전국 경찰직협, 공무원노조 관계자 등 약 80명이 참석했다.
체감온도 34도의 무더위 속에서 참가자들은 등판에 ‘강제순환 인사 반대’가 적힌 검은 티셔츠를 입고 “우리는 표창받은 대한민국 1등 경찰공무원입니다”라고 외친 뒤 표창장을 흔드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민관기 투쟁위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강제 순환인사는 치안 현장의 전문성과 조직 안정성을 흔드는 탁상행정”이라며 “지역 주민과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무시한 채 현장 경찰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족과 생활이 흔들리는 경찰관에게 국민 안전을 책임지라고 할 수는 없다”며 “현장을 파괴하는 일방적인 인사 정책은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공동투쟁위원회는 이날 경찰청에 전달한 항의서한에서 ▷강제 순환인사 전면 폐지 ▷감찰 부서 증원 계획 철회 ▷14만 경찰관에 대한 공식 사과 ▷지역 유착 관련 객관적 통계 공개 ▷공동투쟁위원회와의 공식 면담 개최 등 5가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일부 개인의 일탈을 이유로 전체 경찰관을 잠재적 범죄자처럼 취급하고 있다”며 “장윤기 사건은 개인의 일탈과 내부 관리 문제이지 장기 근무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당사자 의견 수렴 없이 언론 보도로 정책을 접하게 한 것은 전형적인 불통 행정”이라며 “현장을 통제하기 위한 감찰 인력 증원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경찰관 10명이 차례로 삭발했고 현장에서 추가 참가자 4명이 더 나와 머리를 밀었다. 삭발을 마친 경찰관들은 서로를 격려했고 한 참가자는 “왜 이렇게까지 해야 관심을 가지느냐. 경찰청은 현장과 대화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김갑보 충남 금산경찰서 직협회장은 삭발을 마친 뒤 “현장 경찰은 경찰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책임질 사람이 먼저 책임지고 현장을 지키는 강제 순환인사는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막바지에는 일선 경찰관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22년간 수사 부서에서 근무했다는 한 경찰관은 “오랫동안 수사했다는 이유만으로 현장 경찰에게 지역 유착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여성 수사관도 “최근 대출받아 집을 마련했는데 강제 전보 이야기가 나와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민 위원장은 “이번 주까지 경찰청이 정책 수정안을 내놓지 않으면 다음 주에도 집회를 열고 릴레이 삭발을 이어가겠다”며 “넷째 주에는 임명장 반납 등 수위를 더 높인 투쟁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제 순환인사 정책이 철회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경찰청이 현장과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집회 규모도 계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jookapook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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