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봉사활동 ‘여름愛 나눔-무더위를 無더위로’ 참여

어르신들 만나 쿨키트 제공…건강상태 살피는 등 취약계층 보호

“‘다른 일로 전환’ 말씀드려도 ‘계속 일하시겠다’고만”

“폭염 대책, 쉼터 등 시설 확충뿐 아니라 더위 속 시민도 보호해야”

서울에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4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용산구 효창동 일대 골목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을 만나 건강 상태를 살피고 함께 수레를 끌고 있다. [연합]
서울에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4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용산구 효창동 일대 골목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을 만나 건강 상태를 살피고 함께 수레를 끌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시가 다른 일로 전환을 해드리려고 해도, 이 일 아니면 관심이 없다는 분들이 3분의 2 정도 된다. 이렇게 도와드리는 것도 꼭 필요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에 첫 폭염중대경보 내려진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일대 골목을 찾아 폐지 수집 어르신을 만나 쿨키트를 전달했다. 오 시장은 어르신 A 씨를 만나 “날이 더운데 쉬엄쉬엄 하시라”고 말하면서 오 시장은 “다른 방법을 찾아드린다고 해도, 어르신들이 이게 제일 익숙하고 몸에 익으셔서 다른 걸 한다는 걸 상상못한다고 말하신다”고 말했다. A씨는 “다들 고생한다”며 “이렇게라도 운동을 해야 산다”고 답했다.

이날 오 시장은 서울시와 서울시자원봉사센터가 이달 말까지 진행하는 폐지 수집 어르신 집중 돌봄 캠페인 ‘여름愛 나눔–무더위를 無더위로’에 참여하는 등 취약계층 보호에 나섰다. 이 프로그램은 서울 전역 자원봉사캠프 활동가 767명이 폐지 수집 어르신 1000명을 직접 찾아가 폭염 예방물품을 전달하고 안부와 건강 상태를 살피는 것이다. 수레 가득 박스를 채운 B 씨는 오 시장에게 “이거 다 팔면 2000원”이라며 “세상 물가가 다 올랐는데 폐지값은 그대로”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골목을 돌며 폭염 속에서 손수레를 끌고 폐지를 수집하는 어르신들에게 챙이 넓은 모자와 쿨키트를 직접 전달했다. 오 시장은 이동 과정에서 하루 작업시간, 이동거리,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등을 물으며 어르신의 건강 상태와 폭염 대비물품 사용 여부도 살폈다. 이날 전달한 쿨키트는 가방, 모자, 생수, 방석, 부채, 쿨티슈, 쿨로션, 쿨토시, 넥쿨링 용품 등 폐지 수집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으로 구성됐다.

서울시 실태조사 결과 현재 서울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어르신은 약 2400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80대 이상이 52%, 70대가 39%로 전체의 91%가 70대 이상 고령층이다. 폐지를 수집하는 이유로는 ‘생계비 마련’이 67%로 가장 많았다. 폐지 수집 외 다른 일자리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59%였다. 다른 일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혼자 자유롭게 일할 수 있어서’가 55%, ‘익숙한 일이어서’가 25%로 나타났다. ‘공공일자리에 참여하더라도 폐지 수집을 계속하겠다’는 응답도 65.5%에 달했다.

서울시는 폐지 수집을 계속하고자 하는 어르신들이 보다 안정적인 소득과 안전한 작업 여건을 확보할 수 있도록 ‘폐지 수집 어르신 일자리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이 수집한 폐지를 지정 판매처에 가져가 판매하면 폐지 판매대금에 보조금을 더해 급여를 지급하는 공공일자리 사업이다. 참여 어르신은 기존 폐지 판매수입의 약 2배 수준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서울시 폐지 수집 어르신 약 2400명 가운데 1382명, 57.5%가 일자리 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다. 시는 폐지 수집을 일률적으로 중단하도록 하기보다 어르신들이 익숙한 활동을 보다 안전하게 이어가면서 일정한 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폭염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며 “제일 걱정이 되시는 분들은 뜨거운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달리실 수밖에 없는 배달 라이더와 이 폭염 속에서도 건설 현장에서 건설 업무에 종사하시는 건설 근로자분들 그리고 이곳 폐지를 줍는 어르신”이라고 했다.

이어 ”폭염에 노출된 상태에서 생업을 위해서 일을 하실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그분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제때 제공해 드리는 게 필요하다”며 “되도록이면 가장 폭염이 극심한 시간대에는 일을 줄이고 건강 관리를 하도록 각종 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매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4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용산구 효창동 일대 골목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을 만나 건강 상태를 살피며 생수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
서울에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4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용산구 효창동 일대 골목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을 만나 건강 상태를 살피며 생수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

오 시장은 “폭염 대책은 무더위쉼터와 그늘막 같은 시설 확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더위 속에서 생활하고 일하는 시민들을 직접 찾아가 보호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골목과 이면도로처럼 행정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현장까지 세심하게 살펴, 폭염 속에서도 생계를 이어가는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소득·안전·건강 지원을 지속해서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