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구 대법관 후임 후보자 4명으로 압축
노태악 전 대법관 공백은 5개월째 지속 중
재판 차질…행정처장 임명에 소부도 구멍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퇴임을 한 달 앞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 중 1명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지난 3월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 이후 청와대와 대법원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후임 제청이 이뤄지지 않아 대법관 공백이 5개월 넘게 장기화되고 있어 두 명의 후임 대법관이 동시에 임명 제청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된다.
5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법관 후임 후보자 28명 중 ▷김문관(62·23기) 부산지방법원장 ▷김성수(57·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예영(51·30기)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김정중(60·26기) 광주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을 전날(4일) 조 대법원장에게 제청대상 후보자로 추천했다. 압축된 후보자 4명 모두 현직 법관이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으로 지난 2020년 9월 취임한 이 대법관의 임기는 다음 달 7일까지다. 조 대법원장은 추천위에서 추천한 제청대상 후보자들의 주요 판결이나 업무 내역 등을 전날부터 공개하고, 이달 7일까지 법원 내·외부로부터의 의견 수렴을 거쳐 신임 대법관 후보자 1명을 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라고 대법원은 밝혔다.
법조계는 지난 3월 3일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제청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가 압축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월 21일 추천위로부터 노 전 대법관 후임 후보자 4명을 추천받았지만, 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하지 않았다. 통상 대법관 후보가 추천된 이후 임명 제청이 이뤄지기까지 2주 정도가 소요돼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조 대법원장이 1순위로 생각하는 후보자와 청와대가 염두에 둔 후보자가 달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왔다.
대법원의 재판 지연 등 업무 부담이 점점 불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와대와 대법원이 이 대법관 후임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노 전 대법관 후임 문제를 풀기 위한 논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퇴임한 노 전 대법관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대법관 후임 후보자를 두고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재판 업무에 큰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여권과 사법부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 두 명의 대법관 자리가 공석인 사태가 생길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이 3개 소부에 배치돼 사건을 심리하는데, 지난달 10일 노경필 대법관이 신임 법원행정처장에 취임하면서 현재는 소부에도 공백이 생긴 상태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 2월 27일 박영재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을 사퇴한 이후 처장직 임명을 4개월 넘게 미뤘던 이유도 소부 재판 업무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박 대법관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 도입·대법관 증원) 입법 강행에 반발해 직을 내려놓은 뒤로는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이 처장직을 대행했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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