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대학교수인 남편이 고등학생 딸을 폭행해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되자, 이혼을 결심한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더욱이 딸은 아빠와 더는 못 살겠다고 밝혔지만, 남편은 이혼을 거부해 이혼이 가능할지 문의했다.
지난 1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사연자인 아내 A씨는 대학교수인 남편과 결혼해 딸을 키우며 살아왔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은 밖에서 직장 동료나 제자들에게 신사적이고 반듯한 사람이며 연애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다정하다.
하지만 남편은 유독 딸에게는 엄격했다고 한다.
A씨는 “아이가 기대에 못미치면 매섭게 훈육했고, 때로는 체벌까지 했다”며 “딸이 사춘기에 접어든 뒤에는 부녀간 충돌이 잦아졌고, 급기야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딸이 조금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남편이 매를 들었고, 딸은 남편의 손을 잡고 막아섰다는 것.
A씨는 “남편은 순간 이성을 잃고 흥분하더니 손과 발로 아이를 사정없이 구타했다”며 “옆에서 비명을 지르며 말려 봤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아빠에게 폭행을 당한 딸은 집을 뛰쳐 나가 경찰서에 신고했다. 현재 남편은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아이가 저렇게 상처받는 동안 막아주지 못한 것 같아서 가슴이 찢어진다”며 “딸 역시 ‘아빠와는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다. 아빠와 이혼하지 않으면 엄마와도 인연을 끊겠다’고 했다”며 조언을 구했다.
결국 A씨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지만, 남편은 “절대 이혼은 안된다”며 거부했다.
A씨는 “남편이 끝까지 이혼을 안 해주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상담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세계로 류현주 변호사는 “자녀에 대한 가정폭력이 직접적인 이혼 사유로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녀에 대한 가정폭력이 민법 제840조 제6호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는 있다는 설명이다.
류 변호사는 특히 “이 경우, 남편의 딸에 대한 체벌이 형사적으로 처벌받을 정도로 중대한 수준인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러한 체벌이 수년간 지속되어 왔고, 그 과정에서 사연자분과도 많은 갈등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남편이 사연자분을 직접적으로 폭행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무엇보다 폭행 피해자인 딸에 대해서도 심리 검사와 상담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피해자인 딸이 아빠를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혼 후 딸의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남편에게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혼 후에 자녀에 대한 금전적인 보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법적으로 ‘양육비’뿐”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재산분할 과정에서 향후 부양적 사정을 고려하거나, 이혼 조정 과정에서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대학 등록금 등을 부담하도록 정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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