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내란 종료는 계엄 해제 시점, 전두환 판례따라”

종합특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이 내란 종료”

권창영 특별검사(가운데)가 지난 2월 과천 사무실에서 윤석열ㆍ김건희에 의한 내란ㆍ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 현판식을 마치고 특검보들과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권창영 특별검사(가운데)가 지난 2월 과천 사무실에서 윤석열ㆍ김건희에 의한 내란ㆍ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 현판식을 마치고 특검보들과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활동 종료를 일주일 남짓 남겨둔 2차 종합특검팀(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이 12·3 비상계엄에 따른 내란의 종료 시점을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2024년 12월 14일로 보고 막바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같은 해 12월 4일 비상계엄에 대해 국회가 해제를 의결한 때를 내란 종료 시점으로 보는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과 다른 판단이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일련의 의혹 사건을 순차적으로 수사한 양 특검의 판단이 서로 다른 것이다. 결국 ‘내란 종료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에 대한 정리는 법원의 판단으로 가려질 전망이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팀은 지난 11일 내란선전 혐의로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을 불구속 기소하며 “2024년 12월 4일 비상계엄이 해제됐더라도 내란범행이 지속되다가 2024년 12월 14일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됨으로써 내란 행위가 종료됐다고 봤다”라고 밝혔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 전 원장은 2024년 12월 3~13일 내란 행위 정당성을 주장하는 정보가 반복·집중적으로 확산하도록 하고, 내란 행위를 비판·저지한 정보 전파를 선별적 차단·삭제해 내란을 선전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원장은 계엄선포 후 계엄이 불법·위헌이라는 정치인 발언을 다룬 방송 자막 삭제를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이미 기소된 상태다.

특검팀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1980년 5·17 내란 사건이 ‘아래로부터의 내란’인 것과 달리 윤 전 대통령 내란범행은 ‘위로부터의 내란’이며 내란범죄가 목적범인 점에 주목했고,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한 범행이 스스로 목적 달성을 포기하거나 객관적 장애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때에 내란 행위가 종료됐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때문에 내란 종료 시점을 12월 14일로 보면 이 전 원장이 계엄 해제 이후에도 내란 선전을 했다는 것이 특검팀 시각이다. 특검팀은 내란 종료 시점을 연장한 맥락으로 12월 4일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 회의와 같은 날 저녁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 있었던 ‘안가 회동’과 관련한 인물을 부르며 수사 범위를 확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내란 종료 시점 늦추면 윤 전 대통령 탄핵 저지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도 내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있다.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하는 정치인들 발언을 다룬 방송 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연합]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하는 정치인들 발언을 다룬 방송 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연합]

하지만 특검팀이 내란 종료 시점을 늦춘 것을 놓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앞서 활동한 내란특검 시각과 배치된다. 특검팀은 내란특검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이첩 여부와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제1경비단장(대령) 혐의 여부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내란특검은 지난 12일 입장을 내고 “계엄이 해제된 때가 내란 행위가 종료된 시점”이라고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 사건에서 전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하고 제5공화국 헌법개정이 되는 등 국권을 장악한 이후 계엄 확대 자체가 내란죄 구성요건인 ‘폭동’에 해당하기에 계엄이 해제된 1981년 1월 24일을 종료 시점으로 판단됐다는 입장이다.

결국 내란특검 기소 사건의 재판이 연이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특검팀이 추가적으로 기소한 사건들에 대해 법원이 심리하는 과정에서 내란 종료 시점이 정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검팀 청구 1호이기도 했던 이 전 원장 내란선전 혐의 구속영장에 법원은 “내란선동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라며 기각했다. 다만 현재 특검팀 내부조차도 내란 종료 시점을 늦춘 것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영장 청구 이후에야 법리검토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헌문란 목적이 인정될 수는 있어도 폭동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내란죄 구성요건은 국헌문란과 폭동인데, 폭동은 (국회 등에서) 병력이 물러날 때 끝난 것이 아닌가. 특검팀 판단은 앞뒤가 틀린 것 같다. 법리적으로 종료 시기를 늦춘 것이 법원에서 입증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앞서 윤 전 대통령 내란우두머리 혐의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재판부는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는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을 일으킬 것(폭동)을 구성요건으로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재판부는 군을 보내 국회가 사실상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었다며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이 있었다고 봤다.

지난 2월 출범한 특검팀은 기본 90일에 두 차례(각 30일), 법 개정으로 1개월을 더한 활동을 오는 23일 마무리한다. 특검팀은 오는 24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출범 이후부터 수사 과정에서 편향성 논란 등이 있었던 특검팀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재판 단계에서 혐의 입증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앉게 될 전망이다.


bel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