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아파트 원하면 기존 보금자리론 이용 가능”
생애최초 LTV 혜택 유지…2년 뒤 아파트 확대도 검토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정부가 청년층의 주거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내놓은 ‘청년미래 보금자리론’을 두고 향후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청년에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택가격의 최대 80%까지 대출을 받아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매입했다가 가격이 떨어지거나 매도가 지연되면 다음 주택으로 이동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기존 아파트 구입 지원을 줄이거나 청년층을 비아파트로 유도하려는 취지가 아니라며 주거 선택지를 하나 더 제공하는 ‘틈새 상품’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출시한다. 만 39세 이하 청년이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이용할 수 있으며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연간 공급 규모는 3조원 내외로 2년간 한시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가 주요 대상으로 삼은 것은 월세 부담이 큰 사회초년생과 1인 가구다. 금융당국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와 역세권 빌라나 다세대·오피스텔 등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월세 대신 내 집 마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예를 들어 2억5000만원짜리 주택을 LTV 80%로 2억원 정도 대출받아 산다고 하면 금리가 3% 수준일 때 월 원리금이 약 85만원”이라며 “서울에서 월세 80만~90만원을 내는 것과 비교해 선택지를 하나 더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비아파트의 환금성이다. 높은 LTV를 활용해 빌라나 오피스텔을 매입했다가 가격이 떨어지거나 제때 팔리지 않으면 향후 결혼·출산 등을 계기로 아파트로 옮기려 할 때 기존 주택이 자금 이동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도 이런 가능성 자체는 인정했다. 비아파트를 ‘징검다리’로 매입했다가 가격 하락이나 환금성 저하로 청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에 금융위 관계자는 “그럴 수도 있다”면서도 “그런 부분까지 충분히 감안해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아파트 매입이 부담스러운 청년은 기존 보금자리론을 통해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만큼 선택지를 넓혀주는 상품이라는 것이다.
청년층의 실제 주택 구입 수요가 아파트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보금자리론 공급액 19조원 가운데 39세 이하 청년층이 이용한 금액은 12조원이었다. 이 가운데 97%인 약 11조6000억원이 아파트 구입에 쓰였다.
이 때문에 청년층이 원하는 것은 비아파트 금융 지원보다 아파트 구입 때 적용되는 LTV 규제 완화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청년이든 실수요자든 LTV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주택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특정 계층에 대해서만 LTV를 완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 아파트 대신 비아파트 매입을 유도하는 정책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 보금자리론의 요건을 강화하거나 공급 규모를 줄이는 게 아니다”며 “아파트 구입을 희망하는 청년은 기존 보금자리론을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대히트 상품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존 제도에 청년들의 선택지를 하나 더 추가하는 ‘틈새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비아파트의 가격 하락이나 환금성이 부담스럽다면 아파트를 선택할 수 있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향후 아파트로 갈아탈 때를 고려한 안전장치도 함께 감안해달라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청년미래보금자리론으로 비아파트를 매입하더라도 이후 다시 주택을 구입할 때 생애최초 LTV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수도권·규제지역은 70%, 그 외 지역은 80%의 생애최초 우대 혜택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우선 2년간 상품을 운영하면서 실제 이용 수요와 주택시장 상황 등을 살핀 뒤 지원 대상을 아파트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연간 3조원 내외로 제시한 공급 규모 역시 실제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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