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주 60년, 전 세계 ‘5위’ 위상

도급 비중 여전히 93%…투자개발 7%

국내 시공사 속속 전환, 디벨로퍼 거듭

대우건설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내에 건설 중인 복합개발 건물.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내에 건설 중인 복합개발 건물. [대우건설 제공]

단순 도급만 진행하면 정해진 예산 안에서 원가 절감이나 기술력으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해요. 시공사들이 디벨로퍼로 전환하는 건, 공사만 해서는 돈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단순 도급공사를 중심으로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이어가던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투자와 운영까지 주도하는 ‘글로벌 디벨로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국내 시공사의 기술력과 금융을 결합해 건설의 패러다임을 설계·투자·운영까지 주도하는 총괄자로 교체하기 위해 펀드 조성 등 지원사격 중이다.

토지 매입부터 금융 조달·개발까지…국내 시공사 ‘디벨로퍼’로 체질개선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20~2024년 5년간 국내 건설사의 수주 실적을 분석한 결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사업 방식은 ‘도급’으로 전체의 93%를 기록했다. ‘투자개발’까지 진행한 사례는 7%에 불과하다.

국내 건설사는 지난 1965년 현대건설이 태국의 도로 시공을 수주하며 첫 해외 진출을 한 이후, 60여년 만에 ‘수주 실적 세계 5위’를 확보하면서 누적 수주액 1조 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약 2년 전까지만해도 여전히 발주처의 설계대로 단순 시공만 하는 ‘도급형’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 같은 도급형 수주는 한계가 극명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공 부문 도급시장에서는 중국, 튀르키예등 신흥국이 ‘원가 절감’을 앞세워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해진 예산 안에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영업이익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고부가가치의 디벨로퍼형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대우건설이다. 이 회사는 최근 ‘데이터센터 통합 디벨로퍼’로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 시공, 운영을 아우르는 전략이다.

대우건설이 이같이 인공지능(AI) 분야에 디벨로퍼로서의 시장 공략 방침을 이어가는 이유는 단순 도급 시공이 아니라 개발자로서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한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개발이 186만3000㎡ 부지에 대해 토지 인수와 보상, 인허가, 자금 조달 등 전반을 주도한 대표적인 해외 디벨로퍼 사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파트의 경우 3년 뒤에 끝나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디벨로퍼형 사업은 토지 매입부터 인허가, 보상, 개발 등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10년에서 20년이 소요된다”며 “사내 임직원의 장기적인 의지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일찍이 ‘GS이니마’와 같은 친환경 자회사를 인수하며 신재생 플랜트의 기획부터 금융 조달, 시공, 장기 운영 관리(O&M)까지 직접 수행하는 투자개발형 모델을 완성한 GS건설은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분당의 2배 규모인 신도시 개발사업 ‘리야드 다흐야 알푸르산 프로젝트’에 디벨로퍼로 뛰어들었다. 개발 전문 자회사 GS REDC를 통해 사우디 국영주택공사(NHC)와 협력해 약 18만6000㎡ 부지에 2400가구 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프로젝트 전체 규모는 최대 30조원으로 평가된다.

미국에서도 실리콘밸리 첫 자체 개발 주거단지인 ‘더 세븐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후속 프로젝트인 ‘400로그’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미국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위한 대규모 금융 조달에 성공하며 디벨로퍼형 개발 역량을 입증했다. 한국산업은행을 포함해 크레디아그리콜 CIB, OCBC은행, 지멘스파이낸셜서비스가 대주단으로 참여하는 46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약정을 체결한 것이다.

확보된 재원으로 미국 텍사스주 힐 카운티에 발전용량 200메가와트(MW) 규모의 ‘힐스보로 태양광 발전소’를 조성한다. 내년 말 상업운전 시작이 목표로, 완공 시 연간 약 476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한화 건설부문도 데이터 산업을 ‘디벨로퍼’ 방식으로 끌고 가기 위해 사업 전환을 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창원 IDC 클러스터로 창원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LG CNS, 자산운용사 등과 협력해 부지 조성부터 사업 구조 설계, 시공, 향후 운영까지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시공·시행 이익 동반 성장”…PIS 펀드로 누적 2.2조원 지원

국내 시공사는 이 같은 디벨로퍼형 전환이 일단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간단히 말해 시공사가 시행사 역할까지 해서 시행 이익까지 가져갈 수 있는 구조”라며 “일단 땅을 소유하고 있으니 부지를 매각해도 수익이 되고, 직접 시공까지 할 수 있으니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의 운영 수익이나 자산가치 상승 등의 이익은 사업권을 가진 시행자나 투자자가 가져가지만 인허가 불확실성 등에 따른 초기 리스크는 시공사가 부담하게 되고, 공사비 상승에 따른 협의가 잘 안될 경우 그 부담 역시 시공사가 떠안게 된다”며 “이러한 구조적 한계로 최근 건설사들이 단순 도급을 넘어 개발 초기단계부터 참여하는 디벨로퍼형 사업에 참여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도 국내 시공사에 정책금융 강화를 통해 ‘고부가 가치 주력모델’을 육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국토부는 단순 도급 수주에서 벗어나 사업 발굴 및 금융을 동반한 투자개발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통한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PIS) 펀드를 조성했다. 여기에 다자개발은행(MDB)와 협력체계를 통해 사업조건부터 우리 기업에 유리하도록 초기 컨설팅 사업 참여 확대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KIND의 실질 자본금을 대폭 확충하고 투자 한도를 완화해 정부 간 협력 인프라 프로젝트를 늘리고 있다. 실제 PIS 펀드 1단계서 총 1조5000억원 규모로 투자가 완료되는 등 누적 투자 규모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KIND 관계자는 “PIS 2단계 펀드는 7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완료하고 현자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세부 집행 현황은 투자계약상 비공개 사항에 해당해 제공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단독] 美 정부가 먼저 손내밀었다… 30조 프로젝트에 ‘K-건설’ 러브콜[K건설, 플랜트로 리부트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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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오는 27일 국내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미국의 투자개발형 건설 프로젝트 설명회를 개최해 대형 플랜트 및 인프라 사업 기회를 소개하고 국내 기업의 참여를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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