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3~5년 주기 호황·불황 반복
세수 변동성으로 경기 과열·침체 부추겨
빅테크 AI 투자 7년새 4.8배 폭발적 증가
확보 재원 미래성장 기반 확충 집중 투입
추경보다 탄력적 운용·신속한 집행 가능
‘사실상 상시추경·빚부터 갚아야’ 논란도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단순한 ‘여윳돈 적립통장’이 아니라 세수 변동성을 흡수하는 재정안정화 장치이자 인공지능(AI) 대전환에 투자하는 전략적 재정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호황기에 늘어난 세수를 쌓아뒀다가 불황기에 재정을 보강하는 동시에 AI·청년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미래대응기금에는 장기 추세를 웃도는 추가세수와 당해연도 초과세수, 세계잉여금 잔여재원, 여유자금 운용수익 등이 들어간다. 이 가운데 핵심 재원은 추가세수다.
정부는 경제구조 변화나 대규모 경기변동으로 내국세가 장기 추세를 웃돌 경우 그 차액을 추가세수로 보고 기금에 적립하기로 했다. 반면 초과세수는 당해연도 세입 재추계액이 기존 세입예산을 웃도는 금액으로, 세수추계 오차나 예상하지 못한 단기 경기변동 등에 따라 발생한다.
추가세수를 가르는 기준인 ‘장기 추세치’는 최근 10년간 내국세 결산액의 연평균 증가율을 적용해 산출한 평균적인 세수 증가 경로다. 정부가 제시한 산식을 적용하면 최근 10년간 내국세 연평균 증가율은 약 6.6%로 계산된다.
이에 따라 2027년 장기 추세치는 ‘2025년 내국세 결산액×(1+6.6%)²’ 방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 2025년 실제 내국세 수입을 출발점으로 2026년과 2027년 두 차례에 걸쳐 연평균 6.6%씩 증가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추산한 2027년 내국세 장기 추세치는 약 375조원이다. 정부는 6.6%와 375조원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는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내년 국세수입이 580조원 안팎에 이른다고 가정하면 미래대응기금의 핵심 재원인 추가세수만 150조원 안팎으로 추산될 수 있다. 국세 가운데 기금 산정 대상인 내국세 비중을 약 90%로 단순 가정하면 내국세는 약 522조원이다. 여기에서 장기 추세치 375조원을 빼면 약 147조원이 추가세수로 계산된다. 여기에 당해연도 초과세수와 세계잉여금 잔여재원, 여유자금 운용수익 등이 더해져 실제 기금 재원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국세수입 580조원과 내국세 비중 90%는 모두 가정에 따른 수치로, 150조원 역시 정부 전망치가 아닌 단순 추산이다. 정부는 이달 말 2027년도 세입 전망과 함께 추가세수 규모를 공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세수는 반도체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반도체 등 핵심산업은 통상 3~5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고, 기업 실적에 따라 법인세가 크게 오르내리면서 전체 세수 역시 출렁이는 구조다.
정부가 21일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안을 내놓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수를 모두 지출하지 않고 쌓아뒀다가 불황이나 세수 결손이 발생했을 때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세수가 장기 추세를 웃도는 호황기에는 재원을 쌓고, 장기 추세를 밑돌거나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재원을 보내 지출 여력을 보강한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우리나라 세수 구조는 반도체 업황의 업다운이 3~5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다”며 “호황일 때 적립하고 세입이 추세치에 미달할 때 재정안정화 기능을 하는 저수지”라고 설명했다.
기금을 만드는 또 다른 이유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AI 투자 경쟁이다.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오라클 등 글로벌 5대 빅테크의 자본적지출(CAPEX)은 2018년 800억달러에서 지난해 3800억달러로 7년 만에 약 4.8배 증가했다. AI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향후 2~3년을 AI 확산에 맞춰 국가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재정 여력을 경상적 지출에 소진하기보다 미래 성장 기반을 확충하는 데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투자 분야는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다. 성장동력 분야에서는 프론티어급 AI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AIDC) 등에 투자해 ‘AI 3강’ 도약을 지원한다.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용수 인프라를 확충하고 소형모듈원전(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첨단공급망 등 ‘7대 SEED’에도 재원을 투입한다.
청년 분야에서는 첨단·선호 분야 직업훈련과 일경험, 창업을 지원하고 주거사다리 구축과 결혼·출산·양육 부담 완화에 활용한다. 지방에는 생활인프라와 농어촌 기본소득, 행정통합, 지방미래성장 등을 지원한다. 교육·인재 분야에서는 이공계·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해외 우수인재 유치, 대학 경쟁력 제고 등에 투입한다.
미래대응기금의 또 다른 특징은 일반 예산보다 탄력적으로 재원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업성 기금은 일정 범위에서 국회의 별도 승인 없이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에도 이런 구조를 적용해 회계연도 중 긴급한 정책수요가 발생하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것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연도 중 정책수요가 발생하면 추경을 하는 것보다 기금에 적립된 금액을 활용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탄력성이 미래대응기금을 사실상 ‘상시추경’ 수단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예산이나 추경과 달리 기금은 상대적으로 국회의 통제를 덜 받을 수 있어 정부가 재원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기금에 쌓기보다 국가채무부터 갚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예상된다. 6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33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불과 반년 만에 70조3000억원 늘었다. 추가세수가 발생했을 때 부채 상환과 미래 투자 가운데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지는 결국 정책적 판단의 문제로,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양 교수는 “예상하지 못한 추가세수가 발생했다면 우선 국가채무나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를 기금에 쌓아 추가 지출에 사용하면 재정적자 감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요즘 투자할 게 없는데”…서학개미는 ○○○을 샀다[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16/news-p.v1.20260916.b095bf3b2f0b4a83a9af0d90e8fb0cbe_T1.png?type=h&h=240)

![아버지의 교육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15/news-p.v1.20260915.f95fd6979c5f4159aff93bd9b2abc5ce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