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록3 LPX 본격 양산 돌입
핵심 LPU 전량 삼성 4나노 생산
삼성 “파운드리 매출 두 자릿수 성장”
4나노 공정 가격 최대 15% 인상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 붙을 전망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삼성전자가 생산을 맡은 엔비디아의 추론 전용 칩 ‘그록(Groq)3 LPX’가 고객사를 확보하고 본격 양산 단계에 돌입했다. 그록3 LPX에 탑재되는 LPU(언어처리장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4나노 공정에서 생산된다. 최근 인공지능(AI) 칩 수요가 몰리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AI 에이전트 구동에 특화해 추론 속도를 높인 ‘그록3 LPX’가 본격 양산(full production)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록3 LPX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LPU 256개를 묶어 캐비닛 크기의 랙 형태로 구성한 시스템이다.
엔비디아는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AI 모델 훈련을 비롯한 범용 연산을 담당하고, 학습을 마친 AI가 실제 답변을 내놓는 추론 과정에는 빠른 처리 속도를 갖춘 그록3 LPX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AI 시스템을 설계했다. AI 클라우드 사업자 네비우스(Nebius)가 그록3 LPX의 첫 고객사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추론은 AI의 성장 엔진”이라며 “세계적으로 AI 연산 수요가 가속하는 시점에 맞춰 AI 처리량·효율성·반응성에서 다시 한번 거대한 도약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삼성이 우리를 위해 ‘그록 3 LPU’ 칩을 제조하고 있다”며 “현재 그록 칩은 생산 단계에 들어갔으며 올해 하반기, 아마도 3분기쯤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록3 양산 본격화는 최근 빠르게 살아나고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AI와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 주문이 몰리면서 수요가 생산능력을 웃도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만년 적자’라는 오명까지 붙었지만 최근에는 성숙 공정인 4나노 공정을 중심으로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보다 가격을 더 큰 폭으로 올리며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은 “2028년에는 흑자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4나노 공정에서 중국·미국 고객사를 대상으로 10~15%를, 대만 고객사를 대상으로는 5~10%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한다. 5나노 공정에서 생산되는 웨이퍼 가격은 10∼15% 상승했으며, 이전 세대인 8나노 기술로 생산되는 웨이퍼 가격도 10% 가까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4나노 공정은 자사의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에 사용되는 베이스 다이를 중심으로 엔비디아의 그록3 LPU, 일부 퀄컴 제품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4나노 생산라인은 작년 말부터 100% ‘풀 가동’ 되고 있으며, 구글도 4나노 공정을 이용한 칩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도 하반기 4나노 LPU 양산 확대를 파운드리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고 있다. 앞서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2나노 2세대 모바일용 신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4나노 LPU 제품 양산 본격화 등으로 미·중 주요 거래선 판매 증가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반등 신호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최선단 2나노 공정을 활용하는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AI6’를 수주한 데 이어 애플의 아이폰용 이미지센서(CIS) 등 굵직한 고객사를 연이어 확보했다. AI 기업 앤트로픽의 로직칩 수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엔비디아·브로드컴과의 밀착 관계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반도체(DS) 부문장은 지난 6월 젠슨 황 CEO와 회동을 마치고 “4나노·8나노에서 필요한 자율주행 칩과 엔비디아의 액셀러레이터 칩인 그록 칩에서 협력하고 있고 그 다음 세대의 협력도 같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 이후에는 브로드컴과 메모리·파운드리 분야에서 2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전략적 협력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선단 2나노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2세대 2나노 공정인 SF2P를 기반으로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700’을 양산할 예정이다.
엑시노스2700은 내부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TSMC 2나노 공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측되는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6세대’보다 우수한 성능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파운드리 기술력을 증명했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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