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자본 200억 이상 26개사
영업익 10억 이상 기업도 16곳
상폐기준 논란…기준 보완 주목
부실기업을 신속 퇴출하고자 강화한 코스닥 상장 유지 기준이 보완 논의에 들어간다. 영업이익이 나고 자기자본을 갖춘 기업까지도 상장폐지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실제 흑자를 기록하면서 자본총계도 200억원이 넘지만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 조건에 따라 상폐위기에 직면한 상장사도 26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이와 관련, “미세조정할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추가될 보완책이 주목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4일 기준 시총 200억원 미만인 코스닥 기업 가운데 최근 4개 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흑자이면서 자본총계가 200억원 이상인 기업은 26곳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기준을 10억원 이상으로 높여도 16곳이 해당했다. 예를 들어 24일 종가 기준 패션플랫폼은 시총 157억원이지만 영업이익 132억원·자본총계 841억원의 상장사이다. 시총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의 수익 창출력이나 자본 규모를 갖고 있지만, 시총 기준 미달로 상폐 대상이 된다. 실제 패션플랫폼은 강화된 시총 기준에 따라 13일 시총 200억원 미달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그 외에도 윙입푸드는 시총이 182억원으로 200억원에 못 미친다. 하지만, 최근 4개 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6억원, 자본총계는 2630억원이다. 스타플렉스도 시총 196억원에 영업이익 92억원·자본총계 769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이익을 내고 일정 수준의 자본을 갖춘 기업까지 시총 기준만으로 상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게 논란의 핵심이다. 한 IR업계 관계자는 “부실기업을 퇴출하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시총이나 동전주라는 기준만으로 상폐 여부를 가르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라며 “영업이익을 내고 주주환원을 위해 노력하는 회사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은 아닌지 검증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화한 상장 유지 기준에 따른 실제 관리종목 지정도 시작됐다. 12일 장 마감 후 주가 또는 시총 기준을 30거래일 연속 충족하지 못한 종목에 대한 첫 관리종목 지정 조치가 이뤄졌다. 첫 지정일인 13일부터 24일까지 주가 1000원 미만 또는 시총 기준 미달로 새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종목은 총 36곳으로 집계됐다.
개정된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르면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거나 시총이 200억원을 밑돌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이상 해당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폐 사유가 발생한다.
특히 코스닥에선 시총을 회복하는 게 더 오랜 공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시총이 일정 규모 아래로 내려가면 기관투자자의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어 실적 개선이 곧바로 수급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꾸준히 NDR(기업설명회)을 다니며 기관에 회사를 소개하고 영업실적에 비해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해도 일정 시총 이하 회사는 기업의 내재가치와 상관없이 투자 대상 리스트에 아예 편입시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제도의 큰 방향은 유지하되 세부 조정을 보완, 경쟁력 있는 기업까지 상폐 기준에 일괄 적용되지 않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여러 상장 유지 기준을 함께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시총 외에 자기자본과 순이익 등의 기준도 함께 활용하고 있으며, 일본은 일정 기간의 평균 시총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상폐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송하준 기자
hajun82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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