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미쉐린 셰프들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초청으로 방한해 전통 식재료와 식문화를 체험하고, 대한민국 식품명인과 유명 셰프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미식의 나라 프랑스 외식시장을 공략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이달 초 방한한 셰프들은 전남 백양사에서 사찰음식을 배우고, 경북 안동에서 종가음식을 체험했다. aT는 프랑스 셰프들이 이러한 경험들을 토대로 자연스럽게 한국의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해 현지인들에게 선보이며, 전세계 K푸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셰프들은 우리의 발효식품에 관심이 많았다. 전남 백양사와 서울 식품명인체험홍보관 두 곳에서 “장 가르기”를 체험한 셰프들은 K푸드의 정수에 놀라워했다. “장 가르기”는 항아리에 담겨있던 메주를 된장으로, 액체는 간장으로 분리하는 작업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에 출연해 해외 셰프들에게 이미 친숙한 정관스님, 그리고 10대째 가문의 씨간장을 이어온 기순도 명인이 이들과 함께했다.

지금 전세계인이 즐기고 있는 K푸드를 이을 ‘제2의 K-푸드’는 발효식품이다. 우선 발효식품은 건강에 좋다. 된장·고추장·간장 등 장류와 김치 등 우리의 발효식품은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동시에 유익균의 먹이를 제공하며 장 생태계를 조화롭게 만든다. 이러한 효과가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아 미국 정부의 식단 지침에 김치가 건강식품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미국 보건복지부와 농무부가 올 1월 발표한 ‘미국인을 위한 식단 지침’은 “김치와 같은 발효식품, 채소, 과일을 섭취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높이는 게 좋다”고 권장한다. 이 지침은 향후 5년간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학교급식, 군급식, 영양지원 프로그램의 기본 틀이 되는 공식 문서다.

발효식품에는 한민족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조상들의 지혜와 공동체의 정체성이 깃들어있다. 추운 겨울을 슬기롭게 넘기기 위해 채소를 소금과 각종 양념에 절여 먹던 것에서 김치가 시작됐고, 육류 외 단백질원으로 콩을 활용한 지혜가 된장과 고추장, 간장을 탄생시켰다. 공동체의 유대를 중시하고 세대를 이어 전통을 전승하는 문화가 장 담그기와 김장 문화를 오랜시간 간직하게 했고 결국 인류를 대표하는 문화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김장문화는 2013년, 장 담그기는 2024년이다.

이런 소중한 발효식품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aT는 김치·장류 등 각 분야의 식품명인을 지정해 전통식품 계승·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김치 명인, 장 명인, 전통주 명인 등 88분의 대한민국 식품명인이 활동하고 있다. 명인의 손맛을 직접 맛보고 배우기 위해 전 세계 유명 셰프들이 한국을 찾아올 정도로 글로벌 인기도 뜨겁다.

지난해 K-푸드 수출은 136억 달러(20조원)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수출국도 UN 가입국(193개)보다 많은 208개국에 이른다. 오랜 시간을 통해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빚어낸 선물, K-발효식품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K-푸드 수출의 미래가 더욱 밝다. 한민족의 지혜와 전통이 담긴 발효식품으로 ‘제2의 K푸드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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