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 건수 32.6% 하락…금액 17% 상승
건당 환수액은 53만원→91만원 73%↑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공공재정 부정수급과 관련해 환수 건수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정작 환수해야 할 금액은 늘어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다건 위주였던 부정수급 구조가 소수의 고액 사건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7일 2023~2025년 3년간 공공기관의 공공재정 부정수급 환수 등 처분 데이터 약 52만2000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중앙행정기관 51개, 지방행정기관 243개, 시·도교육청 17개 등 총 311개 기관이다.
권익위에 따르면 부정수급 환수처분 건수는 2023년 21만322건에서 2025년 14만1781건으로 이 기간 6만8541건(32.6%)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환수처분 금액은 1108억원에서 1296억원으로 188억원(17.0%) 늘었다. 이에 따라 건당 평균 환수액은 53만원에서 91만원으로 73%나 뛰었다.
부정수급 발생 위험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위험도가 가장 높은 사업은 생계급여다. 위험도지수는 환수건수(25%), 환수총액(25%), 건당금액(20%), 고의성(30%)을 정규화해 산출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등 대도시권에서 부정수급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권익위는 위험 특성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부정수급을 세 갈래로 유형화했다. 고의적인 부정청구가 많은 ‘고의형’, 환수 금액 자체가 큰 ‘규모형’, 오지급이 반복되는 ‘오지급형’이다.
고의형 고위험 사업은 청년고용지원 관련 급여 지급 사업이 1위로 꼽혔다. 근로하지 않은 사람을 근로자로 위장 고용하고 고용보험 자격 취득을 허위 신고해 청년일자리창출지원금을 받아 가는 식이다.
규모형은 생계급여, 주거급여, 사회보험료 지원 순으로 환수 규모가 컸고, 최근 3년간 환수 규모가 가장 빠르게 늘어난 사업은 친환경자동차보조금과 클린사업장조성지원금이었다. 클린사업장조성지원금의 경우 지원받은 설비를 임의로 매각하거나 공급업체로부터 대금 일부를 되돌려받는 방식의 부정수급 사례가 확인됐다.
전체 환수 건 중 73.5%는 고의적 부정청구가 아닌 ‘오지급형’이었다. 수급자의 소득·재산·가구원 변동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이미 지급된 생계·주거급여 등을 나중에 환수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사회보험료 지원, 생계급여, 주거급여 등에서 오지급이 되풀이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관유형별로 보면 중앙행정기관은 전체 환수액 중 오지급으로 인한 비중이 52.2%로 가장 컸고, 광역자치단체는 목적 외 사용으로 인한 환수액 비중이 49.6%로 가장 높았다. 기초자치단체는 3년간 1836억원을 환수해 기관유형 중 가장 큰 금액을 기록했다. 시·도교육청은 전체 환수 규모(109억원)는 가장 작았지만, 건당 평균 환수액은 227만원으로 4개 기관유형 중 가장 높았다.
공공재정을 지급한 뒤 환수처분까지 걸리는 기간은 시·도교육청이 23.7개월로 가장 길었고, 중앙행정기관(16.0개월), 광역자치단체(13.6개월), 기초자치단체(10.2개월) 순이었다.
권익위는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최근 3년간 환수 규모가 급증한 분야를 우선 선정해 오는 10월 보조금 부정수급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한삼석 권익위 사무처장은 “공공재정 부정수급은 기관과 사업에 따라 환수 규모, 고의성, 발생 유형 등 위험 양상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며 “이번 분석에서 확인된 위험 특성과 취약 요인을 관련 정책의 수립과 개선에 활용해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고 꼭 필요한 곳에 쓰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imsclub@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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