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직원發 집값 상승 관측

  기준금리 3% 시대에 저금리로 5억 대출

  주담대 더하면 25억 집에 최대 9억 조달

  기존 집 파는 날 새집 구매 갈아타기 허용

  동탄·분당 국평 20억 돌파, 24.9억 신고가

“포모 심리 자극, 집값 추가 상승 가능성도”

삼성전자가 9월 1일부터 임직원의 주거 안정 차원에서 1인당 5억원의 사내대출을 시행할 예정이어서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이미 집값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는 동탄2신도시의 전경.  [헤럴드 DB]
삼성전자가 9월 1일부터 임직원의 주거 안정 차원에서 1인당 5억원의 사내대출을 시행할 예정이어서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이미 집값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는 동탄2신도시의 전경. [헤럴드 DB]

삼성전자가 임직원의 주거 안정을 위한 사내 대출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동남권과 경기 남부 등 반도체 벨트 아파트의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상으로 금융권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진 일반 차주와 달리 적지 않은 ‘삼성맨’의 경우 낮은 금리로 5억원의 실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시세 25억원 이하까지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4억원이지만 25억원을 초과하면 2억원으로 줄어드는만큼 대출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25억원’으로 수요와 가격이 맞춰질 거란 예측이다.

▶근저당 잡아도 후순위 대출 가능…5억 더 받는 삼성맨=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9월 1일부터 사내 주택대출을 받는 삼성전자 임직원이 은행권에서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주담대는 최대 약 4억원이다. 사내대출은 자체 기금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직접 적용되지 않고, 신용정보원에 등록도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임직원이 사내대출을 받고도 금융권 추가 대출이 가능한 이유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7일 노사 임금협약을 통해 사내 주택대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수도권과 6개 광역시에서는 가격이 25억원 이하면서 전용면적 84㎡ 이하인 주택과 오피스텔 등을 살 때 최대 5억원을 빌릴 수 있다. 지난 5월 27일 이후 체결한 계약이 원칙적인 지원 대상이며, 그 이전 계약이라도 잔금일이 9월 1일 이후면 신청할 수 있다.

대출한도 뿐 아니라 금리도 매력적이다. 삼성전자 사내대출의 적용 금리는 연 1.5%다.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3%로 결정한 것을 감안하면, 기준금리의 절반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사내대출을 실행하며 대출금의 110%로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로 했다. 예컨대 투기과열지구서 25억원짜리 집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5억원 한도를 전부 대출받으면 근저당 설정 금액은 110%에 해당하는 약 5억5000만원 수준이다. 25억원의 주택담보비율(LTV) 40%는 10억원으로, 여기서 근저당 금액인 5억5000만원을 빼면 금융권 대출 가능 금액은 4억5000만원 수준이다.

단, 금융권의 경우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해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4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즉 일반 차주가 4억원의 대출만 받을 때, 삼성전자 임직원은 총 9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해당 사내대출이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긴 하지만 ‘갈아타기’도 허용했다는 점이다. 본인과 배우자가 모두 무주택이어야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기존 집을 파는 날 새 집을 사는 방식은 허용된다.

▶분당·동탄·위례 20억 초과 거래 ‘속속’ 등장…25억 키맞추기 되나=시장은 이 같은 사내대출 복지에 삼성전자 임직원의 직주근접이 가능한 지역서 ‘25억원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 성과급 등으로 반도체벨트 유동성이 늘어 동탄 인근 국민평형이 22억원을 기록하는 등 집값이 급등한 상황인데, (대출 영향으로) 조금 더 오를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반도체벨트에서 소형·중소형 평수(85㎡ 이하) 아파트는 속속 2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동탄구 동탄역롯데캐슬 아파트는 지난 6월 4일 84㎡ 매물이 22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는 올해(지난 26일 기준)에만 20억~25억원 소형·중소형 아파트 거래가 132건 발생했는데, 백현마을6단지 아파트는 지난 8일 74㎡ 매물이 2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맞은편 백현마을5단지 74㎡ 아파트도 지난 7월 3일 신고가 24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약 두 달 만에 종전 최고가(5월 7일, 23억5000만원)에서 1억4000만원이 뛰었다.

반도체벨트와 거리가 있는 경기 남부 타 지역에서도 20억원 이상 거래는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위례센트럴자이 84㎡ 아파트는 지난 3월 16일 23억원에 거래됐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자연앤힐스테이트 국민평형도 지난 7월 11일 최고가인 21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에도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주택 가격에 따라 차등 제한하며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났다. 당시 15억원 이하 주택에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이 나오며, 최대 대출이 가능한 마지노선인 15억원까지 수요가 집중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반도체벨트 아파트 가격이 20억원대로 올라온 상황에서 사내대출이 가능한 ‘25억원’으로 가격이 귀결되는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 랩장은 “인근 지역이 동반 상승하는 중이라 30대 수요자들의 포모(FOMO) 심리가 자극돼 값이 더 뛸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25억원까지 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사내대출로 구매력을 갖춘 유효 수요가 늘어나는 건 분명 가격 상승 요인”이라면서도 “금리 인상이라는 저지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동탄 등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했는데, 매수 전 거품이 아닌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홍승희·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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