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800조 예산안 유지-삭감 온도차

중폭 개각따른 인사검증 날선 공방 예고

세법·부동산·메가프로젝트 등도 지뢰밭

국회가 1일 정기국회를 열고 100일간 일정에 돌입한다. 여야는 민생법안의 우선 처리에는 뜻을 모았지만, 800조원을 웃도는 내년도 예산안과 인사청문회, 세제 개편 등을 놓고 곳곳에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10월 국정감사까지 이어지는 만큼 정부를 겨냥한 야권의 공세도 거세질 전망이다.

국회는 이달 3일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연다. 7일과 8일에는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다. 정치·외교·통일·안보·사회·교육·경제 등 국정 전반을 다루는 대정부질문은 9~11일과 14일 진행된다. 본회의는 이달 17일과 다음달 1일에도 열린다. 국정감사는 10월 6일부터 3주간 이어진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 대한민국 대도약의 골든타임”이라며 “입법과 예산안 심사, 인사청문회까지 어느 하나 미룰 수 없을 만큼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들”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정기국회 첫날 민생입법을 위한 협의에 나섰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단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양당이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법안을 우선 처리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리는 제430회 정기국회 개회식을 앞두고 마련된 자리다.

민주당에서는 권칠승 정책위의장과 허영 수석부의장, 민병덕 상임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임이자 정책위의장과 김미애·김은혜·박수영 정책위부의장이 자리했다.

당장 최대 쟁점으로는 내년도 예산안이 꼽힌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정부안을 점검했다. 전체 규모는 800조원을 웃돌며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경기 회복과 민생 지원을 위한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안이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대대적인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임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근본적으로 고물가를 잡고 침체된 내수 경기를 회복시킬 중장기 경제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며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고물가까지 장기화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6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뇌관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공석이던 법무부와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국방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새로 지명했다.

야권은 특히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정조준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의원 모임을 주도했던 김 후보자의 이력이 주요 공세 대상이다. 기본소득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인 용 후보자를 둘러싸고는 의원직 사퇴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관 후보자 6명 모두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며 검증을 예고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김승원 후보자는 과거 물난리 파안대소 7인방 중 1명”이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석 연휴 전 청문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때문에 민생입법이 멈추거나 정쟁 때문에 예산 심사가 늦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입법전도 예상된다. 민주당에는 최근 국정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오는 3일 국회에 제출되는 내년도 세법개정안 심의 과정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의 주요 주택 공급 후보지로 떠오른 용산공원 부지 활용도 관심사다. 현재 본회의에는 용산공원 인근 캠프킴 부지 등의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용산공원특별법 개정안이 부의돼 있다.

국민의힘은 세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며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임 정책위의장은 “민간 재개발·재건축에도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최대 1.3배까지 상향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정비법과 도시재정비법 수정안을 제출하겠다”며 “서울 도심에 집을 더 지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방법은 민간 재개발·재건축의 사업성을 높이고 막혀 있는 공급의 물꼬를 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여당은 자본시장 관련 법안과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할 법안 등 처리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민생을 위한 대개혁, 성장을 위한 대전환, 미래를 위한 대투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 추진을 ‘입법 독주’로 규정하고 견제에 나선다. 동시에 ‘민생경제 살리기’를 앞세워 7개 분야 133개 중점 입법과제를 추진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와 경찰개혁 등이 주요 과제에 포함됐다.

정석준·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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