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공동연구팀, 암흑물질 후보 ‘윔프’ 신호 포착
- 윔프, 양성자보다 200배 이상 무거운 입자 추정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우주 물질의 약 85%를 차지하지만 인류가 단 한 번도 직접 관측하지 못했던 ‘암흑물질(Dark Matter)’의 정체를 밝혀줄 유력한 단서가 포착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지하실험 연구단 김영덕 단장 연구팀이 참여한 LUX-ZEPLIN(LZ) 국제공동연구진은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 입자인 ‘윔프(WIMP)’ 신호일 가능성이 있는 입자 상호작용을 관측했다고 1일 밝혔다.
관측된 신호는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샌퍼드 지하연구시설(SURF) 지하 약 1.5㎞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규모 암흑물질 탐색 실험에서 포착됐다. 실제 윔프의 흔적으로 확인될 경우 암흑물질 직접 검출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무거운 입자’를 뜻하는 윔프는 암흑물질의 대표적인 후보 중 하나다. 전자나 양성자보다 훨씬 무겁지만 빛이나 다른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아 검출이 매우 어렵다.
공동연구진은 약 10톤의 초고순도 액체 제논을 이용한 LZ 검출기로 입자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극미량의 빛과 전기 신호를 추적했다.
2023년 3월부터 2024년 4월까지 220일간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암흑물질 신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에서 하나의 특이한 입자 상호작용이 포착됐다.
연구진은 수개월 동안 자연 방사선과 중성자, 검출기 잡음 등 알려진 원인을 집중적으로 검토했지만 이 신호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이 신호가 암흑물질에 의한 신호라면 윔프의 질량은 최소 200GeV/c²로 양성자보다 200배 이상 무거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번 신호의 통계적 유의성은 2.6시그마로 기존에 알려진 배경신호만으로 이 같은 현상이 우연히 나타날 확률이 약 0.5%다.
다만 아직 ‘암흑물질 발견’이라고 부르기는 이르다. 입자물리학계가 새로운 입자의 발견으로 인정하는 기준은 5시그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희귀 현상이나 통계적 우연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추가 관측과 검증이 필요하다.
LZ 연구진은 샌퍼드 지하연구시설에서 윔프 탐색을 계속해 이번 신호가 실제 암흑물질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할 계획이다.
LZ 공동연구팀 책임자인 릭 게이츠켈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암흑물질 신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다른 원인에 의한 신호는 매우 적은 영역에서 이번 신호가 포착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덕 IBS 연구단장은 “IBS는 아시아 연구기관으로는 유일하게 연구에 참여했고 차세대 실험인 XLZD에도 함께하고 있다”며 “액체제논 검출기 실험에서 한국이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1일 일본에서 열린 ‘2026 TeV 입자천체물리학 국제학술대회(TeVPA 2026)’에서 공개됐다. 논문은 같은 날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공개됐으며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투고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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