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임시주총 앞두고 양측 공방 격화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 등 적용 예정
자사주 처분·회계 후속조치 관련 주장 반박
감사위원 선임 놓고도 막판 표심 경쟁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고려아연이 오는 9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MBK파트너스 측 관계자들을 형사 고소하기로 했다. 영풍·MBK 측이 주주들에게 배포한 임시주총 자료에 자사주 처분과 회계처리, 독립이사 사임 등을 둘러싼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담겼다는 게 고려아연의 주장이다. 경영권 분쟁이 주총 표 대결을 앞두고 다시 법적 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측 관계자 가운데 임시주총 안건설명자료의 작성과 게시·배포 등에 관여한 인사를 서울경찰청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고려아연이 제시한 혐의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이다.
문제가 된 것은 영풍·MBK 측이 지난달 캠페인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 ‘고려아연 2026년 임시주주총회 전체주주를 대표하는 이사 후보 추천’ 자료다. 고려아연은 이 자료가 회사의 경영 활동과 회계 제재 이후 조치, 임시주총 개최 배경, 독립이사 사임 과정 등에 대해 사실관계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맞서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처분과 신주 발행이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발행주식의 15.5%를 우호세력에 배정했고 관련 거래 상당수가 사법 절차의 대상이 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해당 거래가 전략적 제휴와 신사업 추진을 위한 경영상 판단이었다고 반박했다. 법원에서도 신주 발행의 경영상 필요성이 인정됐으며 현재 사법 절차가 진행되는 사안은 항소심 중인 1건뿐이라는 설명이다.
회계기준 위반 이후 회사가 별다른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고려아연은 투자자산 손상과 관련한 내부통제를 보완하고 특수관계자 공시 누락을 방지하기 위한 절차를 새로 마련했으며, 관련 개선사항을 감사위원회에도 보고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홀딩스의 영업권 손상 문제를 놓고도 양측의 해석이 엇갈린다. 영풍·MBK 측은 손상을 제때 인식하지 않은 데 손실을 감추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반면, 고려아연은 감독당국이 해당 회계처리를 고의가 아닌 ‘과실’로 판단했다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지난 5월 독립이사 4명이 사임한 배경도 쟁점이다. 영풍·MBK 측은 의결권 제한과 관련한 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최윤범 회장의 의사에 따라 독립이사들이 일괄 사임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독립이사가 사임했던 5월에는 관련 사건의 판결 시점이나 결과가 정해지지 않았고 대법원 결정도 지난달 28일에야 나왔다고 설명했다. 사임 역시 최 회장의 의사와 관계없이 각 이사의 개인적 사유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임시주총 개최 배경에 대해서는 개정 상법에 맞춰 분리선임 감사위원을 최소 2명 확보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관련 정관 변경안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별도의 임시주총을 개최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해당 설명자료가 홈페이지뿐 아니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와 기업설명(IR) 과정에서도 활용되면서 회사의 명예와 신용, 주총 관련 업무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향후 유사한 내용을 언론 등을 통해 확산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와 경영진에 관한 객관적 사실과 다른 정보가 유포될 경우 주주들의 합리적인 판단과 공정한 의결권 행사를 위한 환경이 훼손될 수 있다”며 “이번 사안은 단순 의견 표명의 범위가 아니라 구체적 사실관계를 왜곡해 회사와 경영진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고, 정상적 주주 소통 업무를 방해한 엄중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공방은 임시주총을 앞두고 한층 거세지고 있다. 최근 대법원은 지난해 1월 임시주총 당시 영풍의 의결권 제한과 관련한 가처분 사건에서 고려아연의 호주 계열사 SMC를 상법상 해당 ‘자회사’로 보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고, 이를 두고도 영풍·MBK와 고려아연이 결정의 의미를 서로 다르게 해석하며 맞서고 있다.
오는 9일 임시주총에서는 독립이사 4명과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 등을 선임할 예정이다. 감사위원 후보를 놓고는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주요 의결권 자문사 8곳 가운데 7곳이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에 찬성을 권고했고, 한국ESG기준원은 영풍·MBK 측 박유경 후보를 지지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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