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장관 연쇄 회동
호주 자원·韓 기술 결합한 공급망 강화 제안
50년 넘은 철강 협력, 리튬·에너지로 확대
호주, 포스코 원료조달 70% 담당
필바라·미네랄리소스 투자로 리튬 확보 강화
세넥스 가스 생산 3배 확대 추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호주에서 ‘자원 세일즈’에 나섰다. 50년 넘게 철광석을 중심으로 이어온 호주와의 협력 관계를 리튬과 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등으로 넓혀 그룹의 핵심 자원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장 회장은 2일(현지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제47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연례 합동회의에 한국 측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회의에는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과 돈 패럴 통상관광장관, 마틴 퍼거슨 호-한 경제협력위원회(AKBC) 위원장 등 양국 정·재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1979년 출범한 한-호 경제협력위원회는 양국 기업 간 교류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포스코그룹은 20년 넘게 그룹 회장이 한국 측 위원장을 맡는 전통을 이어오며 한·호 경제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한·호 수교 65주년을 맞은 만큼 참석자들은 양국 경제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장 회장은 개회사에서 “핵심 광물은 양국 산업 협력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서 더 큰 잠재력을 가질 것”이라며 호주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첨단 제련·가공 기술을 결합한 공급망 강화를 제안했다.
이어 천연가스 공급망 안정화와 재생에너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고, 방산·우주·연구개발(R&D) 등 미래 첨단산업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이 같은 방향에 맞춰 ▷철강·이차전지소재·핵심광물 ▷혁신·R&D ▷에너지 전환·탈탄소화 등 3개 분야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장 회장은 공식 회의 전날인 1일부터 호주 정부와 현지 자원기업 관계자들을 연이어 만나며 ‘민간 자원외교’에 나섰다. 팀 에어즈 호주 산업혁신장관과 돈 패럴 통상관광장관을 잇달아 만나 포스코그룹이 호주에서 추진하는 철강·리튬·에너지 사업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요청했다.
호주 리튬업체 필바라미네랄즈의 캐슬린 콘론 의장 일행과도 만나 리튬 사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원료 70% 조달…50년 넘은 ‘자원 동맹’
호주는 포스코그룹 전체 원료 조달의 약 70%를 담당하는 핵심 자원 공급국이다.
양측의 인연은 철강에서 시작됐다. 포스코는 1971년 호주산 철광석 장기 구매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5억톤 이상의 호주산 원료를 들여왔다. 2010년에는 호주 로이힐 철광석 광산 개발에 초기부터 직접 참여하며 단순한 원료 구매자에서 자원 개발 투자자로 협력 관계를 넓혔다. 로이힐 투자는 안정적인 철광석 수급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광산에서 발생하는 배당수익을 확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호주 리튬광산 잇단 투자…생산능력 7.3만톤으로
최근에는 철강을 중심으로 이어온 호주와의 자원 협력이 리튬으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포스코는 2018년 호주 필바라미네랄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당시 7960만호주달러를 투자해 지분 4.75%와 호주 서부 필강구라 광산에서 생산되는 스포듀민 정광을 연간 31만5000톤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후 양사는 국내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합작법인을 세워 호주에서 채굴한 리튬 광석을 국내에서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하는 공급망을 구축했다. 이 공장의 수산화리튬 생산능력은 연 4만3000톤 규모다.
호주산 리튬 확보처도 다변화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4월 호주 미네랄리소스가 보유한 리튬 광산에 대한 지분 투자를 마쳤다. 약 7억6500만달러를 투입해 미네랄리소스가 설립한 중간지주회사 지분 30%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서호주 워지나와 마운트 마리온 광산에 각각 15%의 간접 지분을 갖게 됐으며 리튬 정광 확보 권리와 배당수익도 확보했다.
포스코그룹은 호주에서 확보한 리튬 정광을 기반으로 국내 제련능력을 추가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연 4만3000톤인 광석리튬 생산능력을 7만3000톤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아르헨티나 염수리튬을 합치면 2033년 전체 리튬 생산능력은 17만3000톤으로 확대된다. 포스코그룹은 이를 통해 글로벌 리튬 생산업체 ‘톱5’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세넥스 생산 3배로…에너지 협력도 확대
호주와의 협력은 에너지자원으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2년 호주 천연가스 업체 세넥스에너지를 인수한 이후 현지 가스 생산과 추가 자원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세넥스의 천연가스 생산 규모를 연 40만톤에서 120만톤으로 3배 확대하는 증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인접 가스전 추가 확보도 추진해 호주를 동남아와 함께 그룹의 주요 천연가스 생산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세넥스를 포함한 글로벌 가스 자산 확대와 함께 그룹 전체 에너지 사업도 키운다. 포스코그룹은 2025년 259만7000톤인 가스 판매량을 2031년 420만2000톤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LNG 운송·판매·저장, 발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 그룹 전체 LNG 취급 물량은 2025년 182만2000톤에서 2031년 634만7000톤으로 3배 이상 늘리고, 발전설비 용량도 같은 기간 3.5GW에서 6GW로 확대할 방침이다.
자원 확보 넘어 기술까지…호주 협력 고도화
호주와의 관계를 단순한 ‘자원 구매’에서 ‘기술 협력’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5월 서호주 퍼스에 그룹 최초의 해외 자원 전문 연구기관인 호주핵심자원연구소를 개소하고, 철강 원료와 리튬·니켈·희토류 등 핵심광물 연구에 나섰다.
같은 해 9월에는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원(CSIRO)과 핵심광물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현지 연구기관과의 협업체계도 넓히고 있다. 자원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탐사와 제련·가공 기술까지 공동으로 개발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호주 사업 확대는 장 회장이 지난 7월 공개한 그룹의 ‘트리플 코어’ 전략과 맞닿아 있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중심의 산업자원을 기반으로 리튬·양음극재·희토류 등 전략자원과 LNG·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자원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해 ‘국가대표 핵심자원 공급자’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26~2028년 총 29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전략자원에 4조1000억원, 에너지자원에 3조7000억원을 배정했다. 전략자원 투자에는 호주 미네랄리소스 광석리튬 사업과 추가 제련 투자 등이, 에너지자원에는 호주 세넥스 증산 등이 포함됐다.
포스코그룹은 이 같은 사업 재편을 통해 그룹 합산 매출을 2025년 116조원에서 2035년 187조원으로 키우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을 2조2000억원에서 13조1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편, 호주에서 자원 외교를 마친 장 회장은 곧바로 미국으로 이동한다. 4일(현지시간) 포스코가 현대제철과 공동 추진하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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