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급등발 글로벌 경제 전방위 파장
美·日·獨·英 장기국채 금리 동시다발 급등
유가상승·재정적자·AI 회사채, 매도 부채질
정부 차환비용 눈덩이, 주담대·기업 부담↑
증시 하방압력·신흥국 자금유출 연쇄 영향
시장 “더 오른다”…단기물 금리상승도 우려
중동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주요국 재정적자 등 복합 악재가 겹치면서 글로벌 국채금리가 도미노처럼 치솟고 있다. 미국·일본·영국·독일 등 주요국 장기물 국채금리가 1일(현지시간) 일제히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각국 정부의 빚 부담을 시작으로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채금리 급등이 증시 하방 압력과 신흥국 자금 유출로 이어지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이날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국채 금리는 수년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3%를 기록했다. 영국의 30년물 금리는 1998년 이후, 독일 10년물 금리는 2011년 이후 각각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글로벌 국채 수익률 지표는 전날까지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3.72%까지 올라 2008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동 리스크로 유가 급등·재정적자·AI 채권 폭증 등 복합 요인=지난 몇 주간 채권 매도세가 이어져온 원인은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맞물린 결과다.
먼저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재개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것이 국채금리를 끌어올린 대표적 원인으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들의 통항 불안은 유가 수급 차질 우려를 키워서다. 이런 영향으로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의 11월 선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94달러를 넘겼다.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와 이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 증가도 부담 요인이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채권시장의 자금 유치 경쟁이 심화한 점도 국채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장기금리 상승의 상당 부분이 실질금리 상승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질금리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뒤 채권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률로, 정부와 기업의 실제 자금 조달 비용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OCBC의 외환·금리 전략 책임자인 프랜시스 청은 “유럽과 영국은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이 더 큰 요인인 반면, 미국은 장기 금리 상승이 여전히 더 높은 실질금리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잭슨홀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둔화하지 않을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같은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막대한 정부부채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은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또다른 변수는 일본의 국채금리 상승이다. 실제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3%대에 올라선 것은 1996년 9월 이후 30년 만이다. 일본은 수십년간 초저금리 환경이 이어졌었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도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보다 일본 국내 자산을 선호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적극적인 재정 확대에 대한 시장의 경계가 커진 영향이다. 결과적으로 일본 국채 금리 상승은 미국, 호주 등 글로벌 채권시장에 추가적인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TD증권의 프라샨트 뉴나하 선임 금리 전략가는 “진정한 체제 변화(regime change)”라며 “일본 국채는 오랫동안 글로벌 채권의 닻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뒤집혔다”고 말했다.
피터 샤프릭 RBC캐피털마켓 런던 전략가는 “특정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국채금리 상승, 주담대·회사채 부담 가중=문제는 국채 금리 상승이 민간의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 국채금리는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등 장기 자금 조달 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준거 금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각국 정부는 대규모 부채를 안고 있기에 이 같은 타격에 따른 부담은 더욱 커진다. 정부는 기존 국채의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더 높은 금리로 새로운 국채를 발행해 기존 빚을 차환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의 경우, 총 국가부채는 지난달 40조달러를 돌파해 재정적자가 가중되고 있다. 일본 역시 국내총생산(GDP)의 두배를 웃도는 막대한 정부 부채를 떠안고 있다. 때문에 국채금리 상승은 이자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식시장도 압박…기술주·성장주 타격 우려=국채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도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 특히 AI 관련 기업 등 성장 기대가 높은 종목의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증시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이미 월가 일각에서는 AI 주식 거품이 터지는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MUFG의 글로벌 시장 연구 부문 유럽 책임자 데릭 할페니는 “우리는 이미 위험지대에 진입했다”며 금리가 오를수록 주식시장의 급격한 하락세가 나타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신흥국 자금 유출도 우려하고 있다. 주요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신흥국 자산에서 빠져나와 선진국 채권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장기물에 이어 단기물 금리까지 상승세가 번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장기금리 상승이 재정 우려와 기간 프리미엄 확대 등에 따른 것이라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맞물려 단기금리까지 높아질 경우 금융시장의 긴축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어서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고3 딸 학원비 40만원만” 끝내 외면한 전처…자식 마저 버린 ‘나쁜 부모’와 싸우는 그들 [세상&플러스]](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29/news-p.v1.20260829.87d95bef732846b383020b75a70f53a5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