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이끈 상품수지 404억달러
39개월 연속 흑자…동월 역대 최대
상반기 경상흑자 중국 이어 2위 기록
年 4500억달러 흑자 달성도 ‘청산호’
“원/달러 환율 하락, 수출 영향 제한적”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7월 경상수지는 420억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6월(497억3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2위 흑자 규모다. 동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2023년 5월부터 39개월 연속 흑자 기조가 유지됐다. 2000년대 들어 2019년 3월 이후 83개월 연속 흑자에 이어 두 번째로 긴 흑자 기록이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6년 7월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420억8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전월(497억3000만달러)보다는 축소됐지만, 역대 2위다. 7월 기준으로 보면 역대 최대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두 달 연속 400억달러를 넘겼다.
유성욱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오전 ‘2026년 7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경상수지와 상품수지가 모두 전월에 이어 400억달러를 웃돌며 역대 2위를 기록했다”며 “상품수출이 반도체 등 IT 품목 중심의 호조를 이어가며 2개월 연속 1000억달러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가 이끈 경상흑자 420.8억달러…역대 2위=유형별로 보면 상품수지도 404억3000만달러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수출은 1004억5000만달러로 6월(1123억7000만달러) 분기 말 수출 집중에 따른 기저효과로 줄었지만, 마찬가지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동월 기준 최대다. 같은 기간 수입도 644억8000만달러에서 600억2000만달러로 축소됐다.
통관수출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을 보면 7월 IT는 컴퓨터주변기기(344.5%), 반도체(176.3%) 등을 중심으로 140.6% 커졌다. 비IT 또한 석유제품(35.7%), 화공품(19.1%), 철강제품(11.3%) 등을 중심으로 18.3% 상승했다.
통관수입을 보면 자본재는 반도체제조장비(60.1%), 정보통신기기(31.6%), 반도체(56.7%) 등을 중심으로 36.7% 올랐고, 원자재는 원유(54.2%), 가스(46.8%), 석탄(36%) 등을 중심으로 29.1% 상승했다. 반면 소비재는 내구(-6.6%), 직접(-4.3%) 등을 중심으로 3% 줄며 15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7월 서비스수지는 19억7000만달러 적자로 전월(-12억9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한은은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개선에도 여행수지가 적자 전환하면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여행수지는 해외 여행 성수기에 더해 제헌절 임시공휴일 지정 등의 영향으로 출국자수가 늘면서 같은 기간 4억4000만달러 흑자에서 3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수지(38억3000만달러)를 중심으로 흑자가 32억7000만달러에서 43억5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반도체 기업의 해외 판매법인 영업이익이 확대됨에 따라 직접투자 배당수입을 중심으로 흑자폭을 키웠다.
금융계정을 보면 7월 순자산이 403억2000만달러 늘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전월(467억1000만달러)보다는 줄었지만, 역대 2위다.
유형별로 보면 직접투자 증가폭은 33억8000만달러에서 41억3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3억6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7억8000만달러 줄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35억7000만달러 증가하며 전월(35억6000만달러)보다 증가폭이 네 배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주식을 중심으로 81억7000만달러 늘며 전월 263억2000만달러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한은은 “국내 발행 주식 매도세가 완화된 가운데 SK하이닉스 ADR(미국주식예탁증서) 발행 등에 힘입어 증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파생금융상품은 50억3000만달러 늘었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대출을 중심으로 182억4000만달러 늘었고, 부채는 차입을 중심으로 93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준비자산은 18억달러 감소했다.
▶상반기 경상흑자 중국 이어 2위…“연 4500억달러, 반도체가 관건”= 한은이 주요국 경상수지 실적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유 부장은 “작년만 해도 중국, 독일 대만, 등이 한국을 앞섰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독일과 일본, 대만 등을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7월 경상수지가 연이어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앞서 한은이 전망한 ‘연간 4500억달러’ 흑자 달성 가능성도 더 커졌다. 유 부장은 “앞으로 5개월 동안 월 430억달러 내외 경상수지 흑자 이뤄지면 예상 전망치를 달성할 것”이라며 “앞으로 관건은 반도체 경기 영향”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최근 수출 증가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유 부장은 “환율 하락은 이론적으로는 경상수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도 “최근 상품수출 증가는 반도체 등이 주도하고 있고, 반도체 AI 투자에 따른 기조적 수요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고 수요와 공급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벼리·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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