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 학생이 여러 교원 폭행 사건 발생
교총 “보호자 치료 의무화·1학교 1SPO 도입”
교사노조 “안전 전문인력·분리 공간 확보해야”
전교조 “교육청 대응체계 작동했는지 살펴야”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담임교사를 비롯한 여러 교원을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교원 3단체(교사노동조합연맹·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가 정서·행동 위기학생을 조기에 치료하고 폭력 발생 시 즉각 분리할 수 있는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성명을 내고 “결국 ‘교사가 몸으로 막는 것’이 사실상 학교의 분리조치가 돼버렸다”며 “법과 제도는 분리를 명시했지만 정작 이를 가능하게 할 사람도 공간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학생이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 교사가 학생을 제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사노조연맹은 허용되는 제지의 범위가 불명확해 교사들이 아동학대 신고를 우려하며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사노조연맹은 해당 학생이 사건 전부터 욕설과 과격한 행동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후 대응에 앞서 조기 개입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학교가 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긴급지원을 요청하면 교육청이 상담과 치료, 복지·교육 연계, 보호자 대응까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학교 안전 전문인력 배치와 가해학생을 실질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전담 공간·인력·예산 확보를 요구했다.
교사노조연맹은 “특수교육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작동해야 할 위기학생 지원체계가 없었다는 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며 “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을 신속히 제공하되 위기학생이라는 이유로 폭력까지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역시 보호자의 치료 이행 의무를 법제화하고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현행법상 학교가 정서·행동 위기학생의 보호자에게 상담이나 치료를 권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특히 긴급지원을 위해서는 보호자에게 상담·치료 권고를 여러 차례 통보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포함한 전문가 의견 청취와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해 돌발적인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전문가 진단에 따라 학교장이 즉각 치료와 보호를 요구하고, 보호자가 불응하면 지방자치단체 및 전문 치료기관과 연계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교사 홀로 감당할 수 없는 물리적 돌발 폭력으로부터 교원과 학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학교전담경찰관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1학교 1SPO’ 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는 교육청의 책임을 강조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이번 사건을 한 학생의 돌발적인 행동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해당 학생이 이전부터 학교생활과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만큼 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교사와 다른 학생들을 보호할 체계가 작동했는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보호자의 적극적인 협조도 요구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학생을 제대로 돕기 위해서라도 학교와 교육청, 보호자가 함께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며 “충북교육청은 상담과 치료 등 사후 지원에 그치지 말고 위기 상황에서 즉시 학생을 분리하고 지원할 수 있는 인력과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폭력 상황을 함께 겪거나 목격한 동료 교직원과 학생들에 대한 심리 지원도 주문했다.
아울러 전교조 충북지부는 이날 오후 충북교육청과 긴급 면담을 갖고, 충북교육청 앞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60대 후반 기간제교사 A씨는 퇴직 교원 출신으로, 6개월간 근무하기 위해 지난 1일 처음 출근했다. A교사는 첫날 진단평가 과정에서 5학년 B학생에게 욕설을 들었고, 학교 측은 과격한 행동을 보인 B학생을 진정시킨 뒤 보호자를 불러 조퇴시켰다.
다음 날 A교사가 B학생에게 진단평가를 다시 보도록 안내하자 B학생은 A교사를 발로 걷어차고 주먹으로 머리와 얼굴을 때린 뒤 머리채를 잡아당긴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을 분리하려던 다른 교원들도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교사는 사건 직후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교육활동 침해에 따라 휴가 중이다. B학생은 오는 22일까지 출석정지 조처됐다. 청주교육지원청은 당초 오는 23일로 예정된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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