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에 국산 신약 등판

까다로운 징후·증상 동시 입증…점액 분비 촉진

지엘팜텍·아주약품 공동개발…오픈 이노베이션 성공 모델

[식약처]
[식약처]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국내 44번째 토종 신약이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의 안구건조증 치료 신약이 탄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서 개발된 44번째 신약인 ‘라티카점안액5%(성분명 레코플라본수화물)’의 품목허가를 승인했다고 9일 밝혔다. 개량신약 전문 바이오벤처 지엘팜텍과 중견 제약사 아주약품이 공동 개발한 전문의약품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시장은 히알루론산 계열 인공눈물을 비롯해 사이클로스포린, 디쿠아포솔, 레바미피드 등 다양한 약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국산 신약 라티카점안액은 성인 안구건조증 환자의 안구 표면에서 점액 분비를 촉진해 손상된 각결막 상피 장애를 개선하는 기전을 지녔다. 그동안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은 히알루론산 등 인공눈물 제제나 염증을 가라앉히는 면역억제 점안액이 주류를 이뤘으나, 안구 표면 점액질 분비를 직접 유도해 각막 손상을 치료하는 국산 합성신약이 개발되면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하게 됐다.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하고 눈물막 파괴, 염증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해 객관적 징후(Sign)와 주관적 증상(Symptom)의 동시 개선을 입증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임상 문턱을 넘기가 극도로 까다롭기로 악명 높다. 실제로 다수의 국내외 바이오텍이 임상 3상 단계에서 위약 대비 유효성 확보에 실패하며 잇달아 고배를 마셨고, 국내 여러 기업 역시 유효성 입증 실패로 개발을 중단하거나 평가지표를 수정해 재임상을 추진하는 등 진통을 겪어왔다.

이 같은 연이은 실패 속에서 국내 중견 제약사와 바이오벤처의 긴밀한 협력이 결실을 맺었다. 이번에 허가받은 라티카점안액의 원천물질 개발은 지엘팜텍이 2017년 동아에스티로부터 레코플라본 사용 권한을 이전받으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지엘팜텍이 흡수율과 치료 효과를 높이는 제제 개선 연구를 주도하고, 아주약품과 손잡고 대규모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완주하며 상용화 문턱을 넘었다. 대형 제약사의 원천물질을 바이오벤처의 독자 제제 기술과 중견 제약사의 임상 실행력으로 엮어내 상용화에 성공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적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번 허가는 식약처가 2025년 제정한 ‘신약 품목허가·심사 업무절차’ 지침에 따라 신속 심사를 거쳐 승인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식약처는 심사 전문인력을 포함해 20명 규모의 ‘라티카 전담팀’을 꾸려 임상시험관리기준(GCP)과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우선 심사하고, 품목허가 신청 전후로 업체와 맞춤형 대면회의를 지속하며 심사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안전하고 유효한 신약을 환자들에게 신속히 공급할 수 있도록 허가·심사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지속해서 높여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silverpap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