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기소…12년 만에 결론
징역 2년6개월에 집유 4년 확정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탈세 등 수천억원대 기업 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10일 확정됐다. 이 부회장이 지난 2014년 기소된 이후 약 12년 만에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졌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조세)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의 재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파기환송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법인세법의 손금산입과 대손사유 판단 기준, 준거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등과 함께 효성 해외법인 자금 698억원을 빼돌리고, 효성 싱가포르 법인이 홍콩 소재 페이퍼컴퍼니의 대여금 채무를 불법적으로 면제하도록 해 233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지난 2014년 1월 재판에 넘겨졌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5010억원 규모 분식회계를 통해 법인세 1200억여원을 포탈한 혐의, 차명으로 수천억원대 주식을 거래해 양도소득세 110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도 적용됐다.
2016년 1월 1심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2018년 9월 2심에서도 같은 형이 유지됐다. 하지만 2020년 12월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이 부회장의 일부 법인세 포탈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과세당국이 2008사업연도 법인세 과세처분을 취소한 만큼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조세포탈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배당 가능한 이익이 없는데도 분식된 재무제표를 토대로 배당금을 지급한 부분은 위법배당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봤다.
파기환송심은 지난해 12월 이 부회장에게 다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2008사업연도 법인세 포탈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2007사업연도 법인세 포탈 부분에 대한 이 부회장 측의 무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위법배당에 따른 상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일부 무죄, 유죄가 추가되긴 했으나 원심에서 인정한 판단이 대부분 그대로 유지됐다”며 “이미 권고형의 하한인 2년 8개월에서 이탈한 2년 6개월이 선고됐으므로 일부 무죄 부분을 고려하더라도 원심보다 더 낮은 형을 선고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함께 기소됐던 조 전 명예회장은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던 2024년 3월 별세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조 명예회장에 대해서는 피고인 사망을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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