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 10월2일 출범…검찰총장 공백은 1년 넘어
추천위 구성부터 ‘무소식’…“개청 전 임명 어려워”
‘시행 전 특례’ 있지만 장관대행 체제서 인선은 부담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이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새 조직을 이끌 검찰총장(공소청장) 인선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현행 검찰 체제의 수장인 검찰총장 공백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후보자를 제청해야 할 법무부 장관 자리까지 공석인 상황이라 공소청이 초대 수장도 없이 문을 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신약 청탁’ 의혹 등 각종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직후 곧바로 임명이 되더라도 주어진 시간상 개청 전까지 총장직을 메우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소청은 다음 달 2일 공소청법 시행과 함께 공식 출범한다. 공소청법은 공소청을 이끄는 수장의 명칭을 현행 검찰의 수장과 같은 검찰총장으로 하고 있다. 헌법에 검찰총장이라는 명칭이 쓰이면서 국무회의 심의 대상으로 ‘검찰총장 임명’에 규정돼 있다는 점이 입법 과정에서 고려됐다.
오는 10월로 78년 역사의 마침표를 찍는 검찰의 수장 자리는 1년 넘게 공석인 상태다.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총장이 퇴임한 이후 비어 있는데 심지어 직무대행 체제마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올해 7월 31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사직서를 제출하고 업무에서 손을 뗐다. 구 대행의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아 신분상으로는 여전히 검찰총장 직무대행이지만, 현재 검찰 조직은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사실상 이끌고 있다. 검찰의 역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검찰총장에 이어 총장 직무대행까지 자리를 비운 이른바 ‘대행의 대행’ 체제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 출범하는 공소청의 수장 인선 작업도 속도가 나지 않는 모습이다. 오는 10월 2일 공소청이 출범하지만 불과 3주 남짓 남은 상황이라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할 때 공소청이 수장 없이 개문발차 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소청의 검찰총장 인선 관련 규정은 후보추천위원회 구성과 추천을 시작으로 하는 현행 검찰청의 검찰총장 인선 관련 규정과 유사하게 정해져 있다. 공소청법에 따르면 검찰총장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법무부가 구성하도록 돼 있다. 추천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되고, 3명 이상의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해야 한다. 법무부 장관은 이 중 후보자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문제는 법무부 장관 자리 역시 현재 공석이라는 점이다. 정성호 전 장관이 지난달 물러난 뒤 법무부는 이진수 차관의 장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5일 열린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를 마친 직후 임명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후 공소청 출범까지 남는 기간은 보름 남짓이다. 그 사이 검찰총장 인선을 위한 추천위 구성부터 후보자 추천, 장관의 제청,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모두 마쳐야 하는데 2주 안에 모두 마무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하다.
우선 추천위가 구성되는 데에도 상당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데, 현행 검찰 체제에서의 검찰총장 인선 때에도 통상 후보자 추천을 7일간 받고 법무부 장관 제청 이후 청문회까지는 20일 정도가 소요돼 왔기 때문이다. 한 현직 검사는 “여태껏 추천위가 꾸려지고 (법무부가) 공개를 안 했던 적은 없다. 현재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공소청) 개청 전 임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공소청법은 부칙에서 법 시행 이전에도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인사청문 등에 관한 특례’를 두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이 공석인 상황에선 부칙도 활용되기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이 있다. 법적으로는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 후보자를 제청할 수 있지만, 공소청 초대 검찰총장 인선을 대행 체제에서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현재 총장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기도 하다. 검찰 내부에선 이 차관과 함께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성상헌 서울남부지검장, 김태훈 대전고검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공소청은 형사사법제도의 대격변에 따라 새롭게 출범하는 조직인 만큼 초기 지휘체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중대 과제로 꼽힌다. 특히 조직·인력 재배치와 각종 훈령·지침 정비 등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개청 이후까지 수장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조직 내부의 혼선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편 중대범죄 관련 검찰청 수사 기능을 넘겨받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초대 청장 후보로는 김지용 전 춘천지검장이 제청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수청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후보자 가운데 김지용 후보자를 제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청와대는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수청개청준비단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플래티넘 국가기록원 서울기록정보센터에 김 후보자 사무실을 마련하고,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꾸려졌다고 이날 설명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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