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의무 위반 입증이 관건…금감원 검사 결과 정리 중

위법 없인 자율배상 근거 부담…제재·제도개선 갈림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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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상혁·박혜림 기자] 금융감독원이 주요 은행의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판매 과정에서 고객에게 불리한 선취수수료가 집중적으로 적용돼 과도한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보고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설명의무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실제 판매 과정에서 은행이 선취형을 의도적으로 유도했는지와 고객에게 어느 수준까지 수수료의 유불리를 설명해야 하는지를 입증하기 쉽지 않아 향후 제재와 배상을 둘러싼 금감원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10일 금융당국 취재를 종합하면 금감원은 지난 4일 주요 은행을 대상으로 한 ETF 신탁 현장검사를 마무리하고 검사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은행들이 ETF 신탁을 판매하면서 고객에게 선취·후취 수수료 구조를 충분히 설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특히 낮은 목표수익률을 설정한 상품에서 단기간에 환매와 재가입이 반복됐음에도 고객에게 불리한 선취수수료가 주로 적용된 점을 문제로 봤다. 일부 판매 과정에서 고객에게 후취수수료의 존재나 유리한 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선취형을 권유했는지도 검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금감원이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6개 은행의 ETF 신탁 평균 보유기간은 42일에 그쳤다. 반면 전체 수수료 적용 건 가운데 선취 방식의 비중은 89.7%에 달했다. 가입 시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한 번에 떼는 선취 방식과 달리 후취 방식은 실제 투자기간에 따라 수수료가 부과돼 단기 투자일수록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같은 기간 6개 은행이 ETF 신탁으로 거둔 수수료 수익은 총 5864억원이었다. 또 거래가 종료된 계약을 기준으로 은행이 실제 받은 수수료는 3948억원으로,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수수료를 적용했을 경우의 545억원보다 7.2배 많았다.

서울 시내 주요 은행 ATM기기 모습. [연합]
서울 시내 주요 은행 ATM기기 모습. [연합]

은행권에서는 금감원의 문제의식에 일부 이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시장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주가 하락폭도 클 수 있다는 의미인데 목표수익률을 낮게 잡았다는 것 자체를 문제로 보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선취수수료는 한 번 납부하면 추가로 내야 할 금액이 없는 만큼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수료 구조와 판매 방식에 대한 시각차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금소법상 설명의무 위반으로 판단하기에는 살펴봐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은행이 수수료 수익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취형을 유도했는지와 고객에게 어느 수준까지 수수료의 유불리를 설명해야 법상 설명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은행과 고객마다 실제 판매·설명 방식이 다른 데다 ETF 신탁은 판매 과정에서 일률적인 녹취 의무가 적용되지 않아 개별 거래 당시 후취수수료를 어느 수준까지 안내했는지 사후적으로 확인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마다 설명 방식이 다 달라 설명의무 위반은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단순화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행 금소법 제19조는 금융회사가 투자성 상품을 권유할 때 금융소비자가 부담하는 수수료 등 중요한 사항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제44조는 설명의무 위반으로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금융회사에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고 있다.

금감원은 수수료 체계의 불합리성과 법규 위반 여부를 구분해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합리한 부분은 개선해 나갈 것이고 법규 위반이 있었다면 그대로 처리할 것”이라며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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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향후 처리 방향을 두고 금감원의 딜레마도 적지 않다.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제재와 손해배상 논의로 이어질 수 있어 은행권 부담이 커진다. 반대로 위법성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제도 개선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이 상태에서 은행의 자율보상을 유도하려면 대규모 환급에 나설 법적·경영상 근거가 필요하다.

금감원은 자율배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결과가 나와야 처리 방향이 나오는 만큼 아직 논의되고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은행이 여러 곳이어서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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