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R&D 투자 전년보다 25.7% 증가
AI 분야 시설투자 심의 신청도 단 1건
임대형 AIDC, 세액공제 제외 가능성
황정아 “세제지원 불확실성 해소해야”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난해 기업들이 신고한 국가전략기술 투자액이 45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전년보다 약 26%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AI 분야 시설투자 가운데 세액공제 관련 기술심의를 통과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형 중심인 AI 데이터센터의 사업 구조를 현행 세제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도 법인세 신고 기준 기업들의 국가전략기술 투자액은 총 45조905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설 등 투자액이 32조2808억원, 연구개발(R&D) 투자액이 13조6249억원이었다. 전체 투자액은 전년 36조5332억원보다 25.7% 증가했다. 시설 등 투자는 17%, R&D 투자는 52% 각각 늘었다.
반도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높이고 AI를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하는 등 세제 지원을 확대한 것이 기업 투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라 2025년 1월 투자분부터 반도체 사업화시설 세액공제율이 5%포인트 확대됐고, AI 사업화시설인 데이터센터에 대한 세액공제도 신설됐다.
국가전략기술 연구·인력개발비에는 중소기업 40%, 중견·대기업 30%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사업화시설 투자 공제율은 중소기업 25%, 중견·대기업 15%다. 반도체 사업화시설의 경우 각각 30%, 20%가 적용된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 관련 세제 지원은 아직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황 의원실이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와 관련한 연구개발세액공제기술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AI 분야 시설투자는 0건이었다.
심의를 신청한 사례도 2738억원 규모의 투자 1건에 불과했다. 이마저 현재 심의가 진행 중이어서 완료된 사례는 없다. 다만 기술심의를 통과하기 전에도 기업이 세액공제를 신청할 수 있어 실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세제 혜택을 받았을 가능성은 있다. 국세청이 AI 데이터센터 세액공제 실적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 정확한 수혜 규모는 확인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세액공제 대상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점을 신청이 저조한 원인으로 꼽는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은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에서 임대용 자산을 제외하고 있다. 서버와 전산설비 공간을 기업에 빌려주는 코로케이션 방식으로 운영되는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투자를 하더라도 임대용 자산으로 판단돼 세액공제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계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GW당 약 70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1000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현행 기준이 유지되면 막대한 투자에도 세제 지원을 받는 기업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황 의원은 “AI 데이터센터는 과거 서버실 수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자산인 ‘AI 팩토리’가 될 것”이라며 “국가전략자산 구축과 3대 메가프로젝트 투자를 견인하기 위해 AI 팩토리 세제 지원의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지난달 AI 데이터센터를 임대업으로 보는 현행 규정을 개정하고, 지능 토큰 생산에 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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