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재건축 ‘압구정 현대’·‘컬리넌 압구정’ 선택

“입지·상품성으로 부지 고유 정체성 강조”

아크메르 동탄 스케치. [더피알 제공]
아크메르 동탄 스케치. [더피알 제공]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주거단지들이 건설사 브랜드 대신 사업지 특성을 반영한 독자적인 단지명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흐름이 경기 화성 동탄 등 수도권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재건축하는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는 내년 입주를 앞두고 단지명 변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 단지 고유의 희소성을 살리기 위해 ‘디에이치(THE H)’ 브랜드를 단지명에서 빼달라는 요구가 나오면서다.

최근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독자 브랜드를 내세운 사례가 잇따랐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3구역과 5구역에 ‘압구정 현대’를, 삼성물산은 압구정 4구역에 ‘컬리넌 압구정’을 제안해 시공권을 확보했다.

기존 하이엔드 주거단지 가운데서도 건설사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다. 롯데건설이 시공한 ‘나인원한남’은 지명과 사업지 주소를 결합한 이름을 사용했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PH129’와 ‘에테르노 청담’도 독자적인 단지명을 사용했다. 현재 용산구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더파크사이드 서울’도 같은 사례로 꼽힌다.

하이엔드 단지에서 독립적인 이름을 선택하는 배경에는 특정 건설사 브랜드보다 개별 사업지의 입지와 상품성을 강조하려는 전략이 있다는 분석이다. 입지와 상품성이 충분히 차별화된 단지는 브랜드 인지도에 기대기보다 해당 부지만의 정체성을 단지명에 직접 담는 방식이다.

초대형 재건축 단지에서는 다른 이유로 별도 브랜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여러 건설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경우 각 건설사 브랜드를 모두 적용하기 어려워 별도 단지명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9510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와 1만2032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을 넘어 수도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 화성 동탄1신도시 반송동 95·99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은 ‘아크메르 동탄’이라는 프로젝트 전용 브랜드를 사용한다. 분양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하이퍼엔드를 지향하는 상품으로 기획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독립 브랜드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크메르 동탄’ 외관 디자인에는 에르메스와 샤넬 등과 협업한 디자이너 자나이나 미레이로가 참여했다. 내부에는 쿠치네루베 주방가구와 리스토네 조르다노 원목마루, 한스그로헤 수전, 미라지&인피니티 세라믹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전 가구에 개별 세대창고를 제공하고 천장고는 2.5m로 설계된다.

세대당 주차대수는 약 1.5대로 계획됐으며 너비 2.6m의 광폭 주차면도 1000면 이상 조성될 예정이다. 시공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와 서울 강남구 논현동 브라이튼 N40 등을 시공한 포스코이앤씨가 맡는다. 단지는 최고 49층, 총 1808가구 규모로 M1-1-2블록은 812가구(전용면적 84~188㎡), M1-2-2블록은 996가구(전용면적84~162㎡)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는 결국 신뢰를 뒷받침하는 수단”이라며 “입지와 상품성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인지도와 신뢰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사업지의 정체성과 경쟁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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