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3개월 이하 美 국채 ETF

주식·채권 동반약세 피난처 부상

한달간 SGOV 2962억원 순매수

글로벌 금리 급등으로 주식과 채권이 동반 약세를 보이자 서학개미들이 미국 초단기채 상장지수펀드(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 변동성을 피해 이자 수익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아이셰어스 0-3개월 국채(티커명: SGOV)’ ETF를 2억1849만달러(약 2962억원) 순매수했다.

지난주에는 SGOV가 메타와 알파벳,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제치고 해외주식 주간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지난달 첫째 주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당시 국내 투자자들은 아마존(1억7620만달러), 샌디스크(1억6143만달러), 마이크론(1억1110만달러) 등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SGOV는 만기 3개월 이하 미국 국채에 투자한다. 만기가 짧아 장기채보다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이 작다. 국채 만기가 돌아오면 높아진 금리에 맞춰 다시 투자할 수 있어 투자처를 정하기 전 대기자금을 넣어두는 용도로도 활용된다.

서학개미가 초단기채로 눈을 돌린 데는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026%까지 올라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의 충격은 주식시장으로 번졌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주식에 적용되는 할인율도 높아진다. 기업이 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주식 가치는 낮아질 수 있다. 특히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된 기술주는 금리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로 최근 1개월간 S&P500과 나스닥100 지수는 각각 2.57%, 3.69%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 급락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의 금리 경로에 쏠리고 있다. 시장은 9월 금리 인상을 이미 사실상 가격에 반영한 상태다. 관건은 이번 인상 이후에도 추가 긴축이 이어질지 여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고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초단기채는 이자 수익을 챙기며 자금을 피신시킬 수 있는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SGOV의 순자산총액(AUM)은 지난 14일 기준 1095억달러(약 149조623억원)이다. 배당수익률은 3.69% 수준이며 분배금은 매월 지급한다.

SGOV는 하루만 보유해도 이자 수익을 받을 수 있다. 보유 국채에서 발생하는 이자가 매일 순자산가치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분배금을 받기 전에 매도하더라도 보유 기간 쌓인 이자 수익은 ETF 가격에 반영된다.

한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며 금리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낮고 유동성이 높은 만기 3개월 이하 국채 ETF가 피난처로 부상했다”며 “SGOV는 금리 상승에 따른 장기채 가격 하락 위험을 상대적으로 줄이면서 월 배당 형태의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시 유의할 점도 있다. 초단기채는 가격 변동이 작은 만큼 금리가 크게 내려가도 장기채처럼 큰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금리가 내려가면 이자 수익도 줄어든다. 만기가 돌아온 자금을 더 낮은 금리의 국채에 다시 투자해야 해 분배금도 낮아질 수 있다.

국내 투자자는 환율도 따져야 한다. SGOV의 달러 기준 가격이 안정적으로 움직여도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 환산 수익률은 떨어진다. 환차손이 이자 수익보다 커지면 원화 기준으로 손실이 날 수 있다. 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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