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롤 총장, 배터리·전력망 등 韓 공급망 높이 평가
재생 에너지 주력 속 원전 보조 활용 필요성 진단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중동 정세 불안과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한국의 전기화 정책과 산업 역량을 세계적 모범 사례로 평가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비롤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국제 에너지 산업·정책 동향, 전기화를 통한 에너지 안보 강화 방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에너지 안보 협력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먼저 글로벌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한 IEA의 노력에 공감을 표한 뒤 “우리나라도 재생 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동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제 사회의 대응 전략을 문의했다.
이에 비롤 사무총장은 각국이 중동 전쟁을 계기로 해외 화석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자국 내 전력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기화’를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기화를 통해 에너지 주권 확보, 경제 안보 강화,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한국의 에너지 정책이 글로벌 모범 사례라며 구체적인 3가지 강점을 꼽았다. 그는 ▷중동 전쟁 시 금융·재정 외 교통·수송 등의 획기적 조치로 자국 내 영향을 최소화한 점 ▷전기화를 정책 중심에 두고 배터리, 중전기기, 전력망 기업들의 공급망을 갖춘 점 ▷아시아 개도국의 전기화 지원에 적극 나서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비롤 사무총장은 올해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에서 “2035년까지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전기의 비중을 현재의 23%에서 35%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제시할 계획”이라며 많은 국가가 동참할 경우 금융 시장의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문답도 오갔다. 이 대통령이 중동 전쟁 여파로 각국이 화석 연료 회귀 및 원전 의존도 심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입장을 묻자, 비롤 사무총장은 “프랑스, 스웨덴,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 기존 원전의 보전과 함께 신규 원전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재생 에너지가 주력 전원의 지위를 확고히 할 것이나, 원전도 보조적으로 운영되면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또 전기차 가격 하락과 함께 한국의 자동차·배터리 제조 기반이 전 세계 수송 부문의 전기화를 주도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에너지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IEA와 긴밀히 공조해 아태 지역 국가들의 에너지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unpi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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