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 개최
금융감독 패러다임 ‘사후구제’에서 ‘사전예방’ 전환
보이스피싱 피해액 3614억원…전년 比 53.5%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올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62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9.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7월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전년 동기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금융감독원이 감독 패러다임을 ‘사후구제’에서 ‘사전예방’으로 전환한 지 1년 만에 내놓은 성적표다.
금감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금융소비자와 업계, 외부 전문가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이날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거버넌스 및 민원·분쟁 ▷민생침해 금융범죄 차단 ▷취약계층 지원 및 금융후생 증대 등 세 갈래로 나눠 제시했다.
우선 민생침해 금융범죄 차단 부문에서는 보험사기 적발 실적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적발 금액은 62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682억원)보다 9.1%, 적발 인원은 5만3865명으로 지난해 상반기(5만1016명)보다 5.6% 각각 증가했다. 금감원은 실손보험 보장이 가능하도록 허위 진료기록을 발급한 혐의 의원을 적발하고, 비급여 진료비 일부를 환자에게 돌려주는 불법 페이백 혐의 병원 14곳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6월부터는 경찰청·건강보험공단·신용정보원 등과 ‘인공지능(AI) 기반 보험사기 방지체계 구축’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보험·의료범죄 혐의 정보를 집중·공유하는 통합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1~7월 발생 건수는 794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0%, 피해액은 7776억원에서 3614억원으로 53.5% 감소했다. 금융권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ASAP)’을 활용해 7009개 계좌를 지급정지하고 663억6000만원의 피해를 막았다. 불법사금융과 관련해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불법추심 1360건을 중단시키고, 불법대부계약 무효확인서 430건을 발급했다.
민원·분쟁 부문에서는 피해 구제에 속도를 냈다. 분쟁조정위원회를 매월 개최로 정례화했고,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서는 여행·항공권을 할부결제하고도 서비스를 받지 못한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인정해 동일 유형 분쟁 1만1696건·132억2000만원의 처리기준을 제시했다. 민원·분쟁 처리 과정에서 확인한 문제를 제도개선으로 연결한 환류 실적은 지난해 7월 이후 94건이다.
다만 금감원은 민원·분쟁 처리역량을 보완할 점으로 꼽았다. 민원·분쟁 접수 건수가 지난해 3분기 3만4628건에서 올해 2분기 4만668건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민원·분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금융현장에도 소비자 최선의 이익과 장기 신뢰보다 단기실적을 앞세우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외부 전문가 발표에 나선 장권영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코리아 대표는 소비자 중심 경영의 성숙도를 3단계로 제시했다. ▷규제를 지키고 문제가 생기면 대응하는 1단계 ▷소비자를 더 깊이 이해해 상품·서비스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2단계 ▷소비자보호 자체가 차별적 경쟁력이자 기업가치가 되는 3단계다. 장 대표는 “지난 1년간의 제도개선으로 사전예방적 감독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국내 금융권은 아직 1단계를 막 통과한 수준으로 본격적인 혁신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어 “소비자보호의 판단기준을 단순 규제 준수가 아닌 ‘소비자가 실제 얻는 결과(Good Customer Outcome)’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원장은 “소비자가 금융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진정한 성과인 만큼, 오늘의 보고는 마침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라며 “듣기 편한 이야기보다 아프고 불편한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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